사설
다른 한편 소위 ‘역사적 사명’을 실천하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산업전선에 매달리다 보니 가족 간의 애정이 식어갔고, 성과주의에 인간됨이 매몰되어 갔다. 도시로의 집중은 농촌의 황폐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살기 좋은 도시의 비인간화를 촉진했다. 풍요와 성공은 예찬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은 하찮은 것으로 여겨져 갔다. 남녀를 불문하고 부끄럼 없이 외모 가꾸기에 몰입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양상은 도처에서, 다양하게 발견되지만 이 모든 양상의 특징을 일갈하면 인간주의의 후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은 분명해 진다. 성과주의에 기초한 경쟁구도를 완화하고, 상대방의 불편을 조금씩 덜어 나누는 일이다. 배금주의 이외에는 갈 곳 몰라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스스로의 사명에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노력을 정치·종교·경제·교육 등 전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하여야 할 때다.
서울시립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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