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다이어리

이번호는 종강호로서 올해 마지막 발행되는 신문이다. 지난 봄 수습기자로 신문사 활동을 시작하고부터 어느덧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학기 개강호부터 사회면 탑 기사를 쓰기 시작해, 종강호까지 늘 사회면의 한 부분을 맡아왔다. 대학 내 종교 강요, 학과 통폐합, 대학 성범죄 등 주로 대학사회와 관련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취재를 진행해왔다.

그 중 학과 통폐합 문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단식투쟁 중인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안성으로 내려갔다. 당시는 8월 중순으로 대단히 더운 날씨였다. 단식을 5일째 진행하고 있다는 그의 입술은 바싹 말라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잠시 시간을 내어, 중앙대에 다니는 고교 동창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놀랍게도 동창생은 학교의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단식투쟁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동창생은 나와 관련이 없는 문제라며 나의 설명에도 별로 흥미를 갖지 않는 눈치였다.

사회부 취재의 특성 상, 다른 학교에 방문할 일이 많다. 해당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에게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면 절반 이상은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불합리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에, 친구의 문제에 관심이 없는데 하물며 사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대학생에게 정치에 대해 물으면 십중팔구는 안철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안철수는 안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안철수는 지지한다. 지금 정치가 잘못된 것 ‘같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의사에서 백신개발자로, 백신개발자에서 경영가로, 경영가에서 교수로 변신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 대학생들은 어떤가? 관심은 없고 이상만 있다. ‘안철수 대통령’을 꿈꾸기 전에 이웃과 친구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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