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어느덧 12월, 한 해를 마무리할 시기가 됐습니다. 올해는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뒤돌아보니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편집국장이라는 자리에 앉게 되면서, 어떻게 신문사를 이끌어 나가야할지 몰라 헤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처음으로 11학번 수습기자를 모집할 때의 설렘도 기억납니다.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후배들을 보며 뿌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어떤 기사를 써야 할지, 어떤 신문을 만들어야 할지, 그리고 어떤 신문사가 좋은 신문사인지, 너무나 어려운 질문들 속에서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깊은 숲 속에서 헤매다보면 같은 자리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고민들 속에서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몇 개의 불빛이 저를 이끌어주었습니다. 바로 선·후배와 동기, 그리고 독자들이었습니다. 선배들의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따끔한 조언은 진정으로 신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후배들의 명랑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며 지친 마음을 달랠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한마디, 신문에 대한 피드백이 저와 신문에 존재 의미를 부여해줬습니다.

올해 신문사를 발전시킨 것보다 제가 얻어가는 것이 더 많기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편집국장으로서 얻은 경험과 즐거움은 제 삶을 더 풍부하게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신문사 국장의 자리에서는 내려오지만, 더 나아질 신문사를 위해 돕겠습니다. 한 해 동안 신문을 구독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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