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너를 지지할게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먼저 이해하라
멘티 : 안녕하세요, 선배님. 인사팀이라고 하면 막연히 직원들을 관리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인사팀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멘토 : 인사팀에서는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부서에 배치해요. 뿐만 아니라 인사평가 제도를 기획하고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직원들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처리합니다.

멘티 : 그렇다면 인사팀에 들어가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멘토 : 인사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인사 관리론, 조직행동론 등 이론적인 지식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자신의 회사가 무엇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지 등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영업부, 마케팅부 등 다른 분야에서 먼저 일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런 다음 인사에 관한 이론이나 지식을 갖춰 인사팀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해요.

멘티 : 그럼 회사에 지원을 할 때부터 인사팀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나중에 업무를 배정 받는 것인가요?
멘토 : 옛날에는 단순히 한 회사에 지원하고 회사가 발령을 내주었어요. 반면 요즘은 직무별로 나눠서 지원을 하게 돼 있어요. 하지만 지원을 한다고 해서 다 그곳으로 가는 것은 아니에요. 합격한 후에 교육을 받고, 상담한 후에 회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곳으로 배치하죠.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마음이 바뀌는 경우도 많아요.


▲ (왼쪽부터 차례로)윤원준(국제관계 11), 진하경(국제관계 11), 고종훈(무역 90)

스펙이 취업의 전부는 아니다!
멘티 : 취업을 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아요. 학벌이 많이 중요한가요?
멘토 : 학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에요. 기업들은 학교별로 등급을 분류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하고 그에 따라 줄을 세우기도 해요. 하지만 그 순위가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지는 않아요.
학벌과 마찬가지로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수적인 지표로는 어학 점수, 자격증의 유무, 학점, 학과, 출신학교 등이 있어요. 제가 은행에서 일할 때 이와 같은 수치만으로 신입사원을 뽑아봤어요. 하지만 그 방법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극복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인재들이 많이 뽑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활용해 봤어요. 학벌과 같은 수적인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자기소개서를 10개 정도 선별해 1차 필기시험을 통과시켰어요. 1차 시험 이후에는 다른 경쟁자들과 똑같이 필기시험과 실무자 면접, 임원 면접 등을 치르게 했죠. 그 결과 4명이 최종 합격을 했어요. 그 때 저는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인사팀장이 된 지금 이 방법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멘티 : 요즘 취업을 할 때 예쁘고 잘생겨야 유리하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외모가 큰 영향을 미치나요?
멘토 : 외모를 고려하긴 하죠. 왜냐하면 지원자에 대한 첫인상이기 때문이에요. 외모에 따라 ‘고집이 셀 것 같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요. 그 판단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대화예요. 대화를 할 때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합니다. ‘여자는 예뻐야 한다, 남자는 잘 생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얼굴을 고치기 이전에 머릿속을 고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머리에 든 지식이나 태도를 고치면 외모는 얼마든지 달라 보일 수 있어요.

면접은 지원자의 진실성을 알아보는 과정
멘티 : 요즘 면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면접은 어떻게 보나요?
멘토 : 옛날처럼 단순한 것을 물어보지는 않아요. 일반적인 상황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과 행동양상을 살핍니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많은 것을 물어보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으며, 문제를 접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등 꼬치꼬치 파고들며 물어봐요.
많은 지원자가 학생회장을 했었다, 동아리 회장 혹은 총무를 맡았다는 것을 많이 써요. 예를 들어 자신이 동아리 총무를 맡아 학술제를 진행하려 할 때,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 처하게 돼 주변에 홍보를 해 재원을 마련했고 그 결과 학술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진술을 합니다. 그럼 면접관은 어떤 방법으로 홍보를 했는지, 그것이 최선이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를 물어보죠. 이런 질문을 통해 자기소개서의 내용의 진실성을 판단하고 창의적인 대답을 하는지 지켜보죠.
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필요해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사례가 적힌 책을 주고 지원자가 그 상황에 처했을 때를 가정해 발표하라고 요구하죠.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죠.

면접관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라
멘티 : 마지막으로 선배님,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해주세요.
멘토 : 독서를 많이 하세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취업할 때도 독서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취업 강연을 다니며 <왜 일하는가>라는 책을 추천해주고 있죠. 책의 내용은 ‘미친 듯이 일해라’는 단순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요. 책의 저자는 밑바닥에서 시작해 미친 듯이 일해서 정상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사실 이 책은 정말 재미도 없고 읽으면 여러분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에요. 하지만 여러분을 뽑는 면접관이나 CEO, 임원진은 이 책을 보고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분들은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해 그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죠. 이처럼 여러분과 여러분을 선발하는 사람들의 사고는 매우 달라요. 여러분들을 뽑는 사람들의 사고를 알아 둘 필요가 있어요.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교류하려고 노력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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