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봄과 함께 사람을 세우고 세상을 밝히는 이 아름다운 대학에 신입생의 맑고 힘찬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질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땅의 미래를 짊어질 당당한 대열에 합류한 젊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미래에 축복을 보낸다.

문민정부가 출범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부풀었을 즈음에 그들은 태어났다. 1980년의 서울의 봄을 뒤로하고 역사에 떠밀려 다시 십 수 년의 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봄과 함께 그들은 세상을 향해 우렁찬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국가의 원수가 평생을 통하여 권력에 투쟁하며 살아온 민주주의 열망자로 대체되었어도 민주주의는 여전히 요원하였다. 그 동안의 억압된 분노와 욕구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기존의 질서가 통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철학은 국민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비효율적인 것이었고, 몇 몇 위정자들에 의해 왜곡되면서 더욱 빛을 바래갔다. 마침내 맞이한 민주주의를 다스릴 기회를 가지기도 전에 우리는 곧이어 밀어닥친 IMF금융위기로 각박한 생존의 위기로 내몰렸다. 마음은 있으되 뒤돌아볼 여유가 없는 안타까운 환경 속에서 그들이 소중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대학은 나라의 근간이요 미래다.

우리는 앞으로 4년간 대학을 이끌어갈 그들이 힘차게 일어서서 세상을 밝힐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태생적으로 민주주의와 함께 태어나서 민주주의의 시련 속에서 단련되었으며 단군이래의 최대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건강하고 밝게 성장해 주었고 마침내 이 아름다운 ‘사람을 세우는 대학, 세상을 밝히는 대학’에 당당히 입성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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