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멘티 김현중(경영 11), 멘토 조희진(경영 01), 멘티 조관민(경영 11)씨다.
어느 늦은 저녁 삼성역 부근 카페, 은은한 조명 아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몰라 걱정이라는 김현중(경영 11, 이하 멘티)씨와 회사생활에 궁금한 것이 많은 조관민(경영 11, 이하 멘티)씨의 연이은 질문에 조희진(경영 01, 이하 멘토)씨는 환한 미소를 띠며 답을 한다. 조희진 멘토는 2006년에 KT&G에 입사한 뒤 2010년 자회사 KGC 인삼공사로 전직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 편집자 주 -

멘티 :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영학부 11학번 김현중, 조관민입니다.
멘토 :반가워요. 저는 KGC 인삼공사 전략부에서 일하고 있는 조희진이라고 해요.

열심히 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회사

멘티 : KT&G에 입사하시고 현재는 인삼공사 쪽에 계신다고 하셨는데 회사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멘토 : 제가 처음 KT&G에 들어올 당시만 해도 민영화가 된지 채 10년도 되지 않아 공기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공기업이라는 생각으로 KT&G에 들어오면 힘들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공기업 시절 정체돼 있던 만큼 민영화 이후 그 어느 회사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변화하려는 회사이기 때문이에요. 저희 회사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사람을 안 뽑아 중간층이 없어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또 내가 열심히만 하면 그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어요.

멘티 : KT&G와 KGC 인삼공사의 사업 방향과 전망은 어떤가요?
멘토 : KT&G 같은 경우는 활발하게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요. 주로 건강과 관련된 부분의 계열화가 많이 이뤄지고 화장품이나 제약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죠. 담배를 제외하고는 거의 건강 쪽이라고 보면 돼요. 특히 인삼공사의 영역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거라고 봐요. 홍삼은 기본적으로 농산물이기 때문에 기회가 많은 만큼 위험도 커요. 따라서 한정된 원료로 많은 효능을 얻어내기 위해 계속 투자하고 있어요. 또 한약재 사업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한약재의 원산지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믿을만한 기준이 없잖아요. 그래서 한약재의 표준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멘티 : 사원들에 대한 복지는 어떤가요?
멘토 : 복지는 굉장히 좋아요. 원래 공기업이었기 때문에 복지수준이 높았고 민영화 이후에 복지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타 회사에 비해 복리후생은 뒤처지지 않아요. 먼저 연간 200만원 한도의 복리카드가 지급돼요. 또 결혼, 육아 등에도 일정 금액이 지원되고 아이를 낳으면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지원해줘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휴가를 이용해서 1년에 한번은 꼭 해외여행을 다녀와요. 교육 프로그램도 아주 많아서 듣고자하면 어학부터 전문적인 자격증 공부까지 회사가 지원을 해줘요.

 
중요한 건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는 것

멘티 : 취업 준비를 위해 대학을 다니시면서 따로 준비하신 것이 있나요?
멘토 : 취업이라고 해서 막상 준비한 것은 없었어요. 대신 나름의 원칙이 있었죠.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해야 하는 일을 우선 하자’라는 것이었어요. 학생에게는 그것이 공부이고 학점관리였죠. 취업에 필수적인 건 아니지만 10개의 회사 중 하나라도 학점을 본다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적어지는 거잖아요. 다만 학점 관리한다고 학점을 잘 주는 수업만 듣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추천하지 않더라도 내가 재미있고 관심 있는 수업을 듣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멘티 : 요즘 대학생들은 영어 공부하랴 대외 활동하랴 이것저것 할 게 많아요. 신입사원을 뽑는데 어떤 것을 가장 많이 보나요?
멘토 : 우선 영어에 대해서는 크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요. 토익은 졸업에 필요한 수준만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글로벌 부서로 지원하지 않는 이상 그 친구들과 동일한 선에서 경쟁하지 않아요. 다만 여러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국어를 할 필요는 있죠. 회사와 상관없이 인생을 놓고 봤을 때 언어를 하나 더 하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잖아요. 대외활동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보여주는 것이지 대외활동만으로 그 사람의 가치가 결정되지는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인가에요.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조직이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회사는 뽑지 않아요.

멘티 : 그럼 KT&G나 KGC 인삼공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어떤가요?
멘토 : 조직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죠. 회사마다 조직문화가 있어요. KT&G는 남자 동료들이 많아요. 다행히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그런 문화에 익숙했어요. 그래서 잘 적응할 수 있었죠. 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해요. 면접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도 그런 점이죠. 질문을 던지면 미묘하게 다르지만 사람마다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때 당당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게 현명해요. 우리 회사는 아니지만 어떤 회사의 면접에서 ‘외국에 갔다 왔다고 하셨죠. 우리나라에 안 그래도 외환이 부족한데 그렇게 돈을 쓰고 오셔도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무일푼으로 가서 오히려 돈을 벌어왔습니다. 들어올 때 달러를 들고 왔으니 오히려 국익에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요?’라고 되물었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적성을 찾으세요

멘티 : 현재 전략부에 계신다고 하셨는데 한 부서에서 계속 일하신 건가요? 전략부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멘토 : KT&G에 처음 입사할 때는 마케팅부에 지원했어요. 합격한 후 1년 동안은 현장에 배치돼 영업을 했고 이후 마케팅 팀에서 일했어요. 그리고 2010년 인삼공사로 전직하면서 재무부서에 갔고 1년 전 전략부로 왔어요. 전략부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사업 계획을 세우고 관할하는 본부(지역별 거점 조직)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요. 주로 본부의 사업 방향이 회사 전체의 방향과 일치하는지를 체크하죠.

멘티 :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셨는데 어떤 분야가 가장 흥미롭고 적성에 맞으셨나요?
멘토 :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부서가 낫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생각하는 것과 실제 업무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대학 시절 저는 마케팅을 좋아했어요. 반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회계공부는 소홀히 했죠. KT&G에 입사할 때도 마케팅 부서를 지원했어요. 하지만 입사 후 괴리감이 들었어요. 마케팅을 하면서도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회계 자료를 접할 일이 많은데 대학시절 공부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학교를 다닐 때 자기가 무얼 하고 싶은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해봐야 해요.

멘티 :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멘토 : 저는 먼저 후배들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수업도 열심히 들으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해요. 단 제가 말했던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해야 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는 원칙은 지켰으면 좋겠어요. 해야 할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 2배 더 노력해야 하니까요. 외부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충분히 능력 있다는 걸 알아요. 기본에 충실하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거예요.

정리 문광호 기자 rhkdgh9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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