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교수(환경원예학과)

어느 날 갑자기 우리 학교가 9시 뉴스에 나왔다. 반값 등록금. 그래선지 입시의 경쟁률도 높아졌다고 한다. 원래 다른 학교보다 등록금이 쌌는데 더욱 싸져 반의 반이 되었다고도 한다. 몇 년간 학교와 학업에 대한 설명회인 학부모 캠퍼스투어에서 드리는 말씀이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입학생 여러분은 모두 효자, 효녀다. 부모님의 학자금 부담을 덜어드릴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다”라고.

그런데 왜 내 시간에는 조는 학생이 많지? 싸구려 강의라 그런가? 넉넉잡아 한 학기 20학점씩 16주, 320시간, 등록금 1,022,000~1,610,500원을 나누면 시간당 3193.5원 ~ 5032.8원, 그러니까 수업시간에 조금 졸거나 옆에 사람과 얘기를 나눠도 다른 학교 380만~490만원, 시간당 11,875원~15,000원보다는 싸니까 그만큼 덜 손해 보는 걸까? “수업의 가치는 강사와 학생의 시간의 가치가 포함된 것”은 졸린 강의를 하는 교수의 넋두리에 불과할까? 아님 학생은 원래 조는 게 정상인가? 하긴 반값이 되고 보니 내 강의가 전에는 시간당 10065.6에서 5032.8원이 된 건가?

반값 등록금 학교를 다니는 우리를 보고 다른 학교의 학생, 학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학자금이 덜 들어가서 부럽다? 값싼 강의를 듣는 싸구려 학생? 어, 왜 쟤네만, 저 학교만 등록금이 싸지? 실제로는 카이스트같이 등록금을 안내는 대학도 있다. 그런데 아무도 카이스트를 공짜 대학이라거나 왜 학비가 없지? 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부를 많이 시키는 대학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더 잘 가르치라고 기부를 하기도 한단다. 우리대학은 어떤가? 요즘 여러분의 대학생활은 어떠신가? 학창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보내고 있는가?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이라는 책이 있다. 1600명의 하버드 학생을 면담하고 만든 책이라는데, 졸업생의 90% 이상이 ‘현재의 업무처리에는 글쓰기가 가장 중요하며, 후배들은 될수록 많은/많이 외국어를 배워두라’고 권했단다. 대학생활을 잘하려면 시간 관리와 공부 방법이 중요한데,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은 다수의 소스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통해 주장과 증거를 합성해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한 공부방법이라고 한다. 뭣보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관계 그중에서도 교수와의 관계로 한 사람의 교수라도 나의 존재에 대해 알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반값보다는 그 만큼의 돈이 학생들의 인턴이나 근로 장학금으로 책정되었으면 했다. 서울이 세우고 키우는 서울시립대학교의 학생들은 서울의 시정, 시민의 생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므로, 소속 학과와 관련된 서울시의 부서에서 인턴생활을 해보고 그걸 통해서 서울과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와 이해를 높이고 서울을 더 크고 풍족하게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걸 통해서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준 서울시, 서울시민에 대한 보답도 빨라지지는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수들도 보다 서울시정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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