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비용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에요. 데이트비용을 충당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캠퍼스 커플인 김민호(국어국문 12)씨의 한 달 데이트에 드는 평균 비용은 30만 원 정도다. 이렇게 많은 비용을 데이트에 사용하는 것은 비단 김민호 씨뿐이 아니다. 부담스러운 데이트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요즘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대학생 2,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생 데이트 비용과 아르바이트’ 설문 결과 대학생 10명 중 6명은 1회 데이트 비용으로 ‘3만~5만 원’(62.5%)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통 대학생들이 받는 용돈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캠퍼스 커플인 A 씨는 “밥만 먹었는데 밥 값이 3만 원을 훌쩍 넘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념일이 되면 선물을 하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데이트비용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대학생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A 씨는 데이트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커플 통장’을 만들었다. 커플 통장은 한 달간 사용되는 데이트비용을 정해놓고 그 금액이 넘지 않도록 매달 각각 같은 비용을 저축해 사용하는 통장을 말한다. 커플 통장은 실제로 많은 커플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다. A 씨는 “커플 통장에 넣은 돈이 부족해 다시 채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 선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커플 통장뿐 아니라 소셜 커머스를 이용해 데이트비용을 줄이거나 쿠폰을 이용해 알뜰하게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의 연애와 경제적 부담에 대해 우리대학 교양과목 ‘성과사랑’을 강의하고 있는 나성은 교수는 “오늘날 연애는 소비자본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애를 위한 소비가 과연 연애를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되는지 한 걸음 떨어져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 활동에 집중하기보다 연애의 본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껴 연애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 속 개인으로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성과사랑’을 강의하는 김주희 교수는 “작은 실천이라도 이것이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고 믿고, 이러한 믿음들을 공유한다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연애를 못하는 ‘절망적이지만 필연적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학생들이 연애할 때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설명했다.

김주영 수습기자 kjoo0e@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