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학 내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학내에서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금주령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음주문화가 대학문화 중심에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은 술 빼면 시체인 곳이 됐다. 이제 대학생들의 문화는 술이 없으면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다. 새내기 배움터에서부터 개강총회, 종강총회에 이르기까지 학교 내 모든 행사는 술자리로 귀결되고 만다. 학생들에게 대학은 학문보다 술을 먼저 배우는 곳이 됐고, 학기의 시작과 마지막을 술과 함께 한다. 대학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축제 또한 대학생들의 정신이 깃든 ‘놀이판’이 아닌 난잡한 ‘술판’이 돼버렸다. 일반 술집의 형식을 빌려 학생들이 장사를 하는 형국인 것이다.

우리는 캠퍼스 금주령을 계기로 대학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 대학생들과 그들의 문화를 생각할 때 70년대는 청바지와 통기타를, 80년대는 부패한 정치와 민주화를 위한 투철한 저항정신을 떠올린다. 이들에게도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술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자신들만을 특징지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냈다.  

과연 지금의 대학생들은 미래에 자신에게 혹은 다른 이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술’만 떠오르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이제 대학생들은 음주에만 매달리기보다 음주를 넘어서 그 어떤 것, 즉 현재의 대학생들을 특징지을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이제 음주에만 열정을 쏟지 말고 또 다른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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