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기자
알록달록하게 우리대학 교정을 물들였던 나뭇잎들이 지고 그 자리를 다시 파랗게, 또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부총학생회장 선본이다. 아침부터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위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학생들의 ‘무관심’이 이들의 열정을 단숨에 식게 만들고 있다.

지인들에게 선거 얘기를 꺼내면 관심 없다는 반응이거나, 반응이 있더라도 대화는 자연스레 학관 앞 홍보에 관한 얘기로 흘러간다. 너무 시끄러워 듣지 않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고, 공약이 중심이어야 할 선거전이 홍보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홍보전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들이 단순히 정·부 총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홍보전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자리는 수단일 뿐, 그들이 선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8,000명 학우들의 대학생활 질을 향상시키는 것일 거다.

수능을 준비하던 작년 어느 날, 뉴스에서 김경원 총학생회장을 본 적이 있다. 반값 등록금 피켓을 목에 걸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한 명의 시위가 정책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그의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표해 반값 등록금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설명하며 주거, 취업 문제 역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물론 반값 등록금의 결실을 모두 총학생회장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시위 등을 통한 꾸준한 의견 전달이 있었기에 반값 등록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표가 모여 대표자를 만들고, 대표자의 노력이 쾌거를 이룩하는 데 일조했다. 그만큼 우리 손끝의 한 표는 소중하다. 총학생회 선본들의 홍보전은 학생 대표자로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홍보에 무관심으로 응대하기 보다는 이를 통해 표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박지혜 기자 bc02013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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