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환 기자
한창 자라나는 시기의 아이가 편식을 하게 되면 고른 영양의 섭취가 이뤄지지 않아 발육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편식을 하는 아이는 고른 성장을 할 수 없으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음식 편식 외에 또 다른 편식이 있으니 내가 일삼았던 ‘기사편식’이다.
1년 남짓한 신문사 생활 동안 내가 가장 많이 혼났던 이유는 편식을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편식이란 내가 쓰고 싶은 기사만 골라서 쓰는 것을 말한다. 수습기자 시절 내가 희망하는 부서의 기사 및 그와 연관된 기사만 쓰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일부러 기사를 맡을 때도 내가 맡기 싫거나 어려워 보이는 기사는 맡지 않으려고 했고, 쓰기 쉬워 보이는 기사를 맡으려고 했다.

하지만 점점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쓰게 되면서 나는 나의 한계를 깨닫기 시작했다. 학술면 및 책면 기사를 쓸 때는 내가 평소에 쓰던 문장과 달라서 허덕였다. 또한 조그만 신문의 코너를 쓸 때도 문체를 통일하지 않아 많이 혼나기도 했다.

기사에 대한 편식도 음식 편식과 마찬가지였다. 한창 다양한 기사를 쓰며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1학년 기자가 기사 편식을 했으니 글쓰는 능력의 고른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고 새로운 종류의 기사를 맡게 됐을 때 적응력도 없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기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것에 있어서 편식은 좋지 않다. 학업의 경우에도 수강과목 중에서 하기 싫은 공부는 배제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 학점은 낮게 나올 것이다. 책을 읽을 때도 편식을 해 읽게 되면 사고할 수 있는 폭이 좁아져 편협한 사고를 하게 된다. 인간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나랑 맞지 않는다고 편식하면서 사귄다면 내 주변에는 비슷한 종류의 사람만 남아 사고가 편협해 질 것이다. 이렇듯 모든 편식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솔직히 아직 나는 편식의 습관을 버리질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신문에서는 내가 기피하는 분야의 기사를 쓰려고 노력했고, 그 전 신문에서도 내가 한 번도 쓰지 못한 분야의 기사에 새롭게 도전했다. 미약하지만 조금씩 나의 편식 습관을 고쳐나가도록 노력해야 겠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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