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포털 사이트 메인 뉴스란은 온통 연예인들의 열애설 기사로 가득 찼다. 대학가의 화두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주 내내 대학생들의 화두는 단연 톱스타들의 열애설 소식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노령연금의 축소가 불가피함을 시인했다. ‘복지공약의 후퇴’라는 지적이 빗발칠 정도로 정치계를 뒤흔든 소식이었다. 게다가 201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당초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등록금 2014년 시행은 내후년으로 미뤄졌다.

더 세부적인 내용을 따져보면, 박근혜 정부가 약속한 국가장학금 수혜 범위 확대도 관련 예산이 적게 편성돼 실현이 요원해졌다. 박근혜 정부가 약속했던 공약의 핵심은 ‘증세 없는 복지’였다. 그러나 이는 어불성설임이 취임 7개월 만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공언했던 복지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학가의 반응은 너무나도 평온하다. 정부의 기만행위에도 태연자약한 모습이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과 기만당했다는 분노보다는, 평생 한 번 마주치기 어려운 연예인들의 열애설에 대한 궁금함이 커 보인다. 그것 또한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 궁금증이다. 모든 종류의 신기루를 걷어내고자 하는 이성과 분노를 지금의 대학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안면 없는 남녀의 연애사에 대한 기형적 관심보다는, 희롱당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각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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