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의 존재의미 중 하나는 기존의 신문들과 다른 내용을 다루는 것에 있다. 그런데 이런 점 때문에 대학신문 기자들은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기삿거리가 될 만한 아이템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각종 매체에서 이미 그 아이템을 다양한 방향에서 다뤄놓았다. 이런 기사들은 대학신문 기자로서는 경쟁하기 어려운 전국 규모의 설문조사, 전문지식, 사회 유명인사의 인터뷰 등으로 채워져 있다. 또한 다년 간 글을 써온 경력 있는 기자들의 글은 읽기에도 편하고 재미있다. 게다가 기존의 언론사끼리도 생존경쟁을 하는 만큼 서로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해 다방면에서 아이템을 다뤄 놓았다.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대학신문의 기자들은 기존 신문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같은 방향으로 기사를 쓰되 대학생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쓰거나, 기사의 방향을 다변화하거나 르포 등으로 기사의 형식을 바꾸는 등의 방법을 취한다. 이번 호의 ‘임종체험’에 관련된 기사는 르포 기사였다. 원래 이 기사를 쓰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다 같은 주제로 글을 쓴 기성신문의 기사를 봤다. 재미있고 내용도 풍부해 이 아이템에서 이 기사의 내용 이외에 뭘 더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압도당했다.
체험에 다녀와서는 기사를 어떻게 쓸 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체험에 다녀오니 기성신문 기사가 초점을 맞추지 않은 부분들이 보이면서 기사의 가닥이 잡혔다. 그 기사는 임종체험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소감을 자세히 다루지 않은 만큼 내 기사에서는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로 했다.

기성신문 기사를 쓴 기자와 나는 같은 일을 겪어도 다른 느낌을 갖는 만큼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기성신문 기자와 달리 나는 ‘내 장례식 풍경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기사를 썼다. 이렇게 기성신문과 아이템이 겹쳐 어떻게 기사를 풀어갈지 고민되지만 한편 기성신문은 더러 기사의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기성신문은 내가 대학신문의 기자로서 기사를 쓰는 한 내내 함께 가야 할 애증의 라이벌이 아닐까.


송동한 기자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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