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사월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듯 사월의 교정에는 낯설음보다는 일상으로의 정겨움이 물씬 묻어난다. 교정의 사월이란 그런 시기다. 각자의 삶을 살다가 다시 모여 낯설음을 걷어내고 일상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지난 신문의 지면과 우리대학 커뮤니티 ‘광장’에서 전개된 설전을 보며 느낀 점은 우리대학 신문사와 총학생회 또한 ‘낯선’ 삼월을 보냈다는 것이다. 각자의 입장 차이가 매우 확고했기에 앞으로 지면을 통해 총학생회의 소식을 듣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사실상 총학생회와 관련된 소식은 기성의 언론이 아닌 오직 교내 언론기구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총학생회에게는 학우들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언론사에게는 날카로운 시선을 견지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번 일을 바라본다면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총학생회는 입을 닫음으로써 대표답지 못했고, 대학 신문사는 취재의 깊이를 놓침으로써 언론답지 못했다.

대학 언론사와 총학생회의 일원들은 모두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 그들 모두 학우들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인데 어느 한 편에 논란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학우들께서 특정 대상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보다는 건강한 비판을 해주신다면 학생자치가 망가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양측 모두 직분을 맡았다는 낯설음은 걷어내고 각자의 영역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홍진(국어국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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