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작 ‘노답’ 기획이 시사이슈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기획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다뤄보고, 우리 나름대로 방향을 제시해보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라고 별 수 있었을까. 노답의 벽을 허무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다.

그 중에서도 인간관계 기획이 기억에 남는다. “인간관계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 다뤄야할까 손조차 대기 힘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고민 끝에 ‘요즘 사람들이 고민할만한’ 문제를 가져왔다. 그리고 어김없이 편집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기자들은 각각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이런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등의 말을 하며 기획팀이 차려간 밥상을 거침없이 엎었다. 절망적이었다. ‘너무 지엽적인 것으로 물어뜯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금 구성하고 엎기를 몇 번. 결과물이 나오고  해방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 후 지금은 묘한 기분을 맛보는 중이다. 회의 중 ‘다수가 나처럼 생각하니까 내 의견이 맞다’는 생각으로 동료 기자들의 말을 무시하고자 했던 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똘레랑스란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기꺼이 포용하는 자세를 일컫는다. 기자는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똘레랑스의 자세가 필요하다. 기사는 공정하고 객관적일 때 독자의 신뢰를 얻는다고 한다. 내 언론관 또한 이에 가까웠다. 기자 자신의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내게는 객관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 우선이었다. 몇 번의 힘든 기획은 내 신념을 시험하는 장이 되지 않았나 한다. 힘들다는 핑계로 객관성을 뒤로한 채 어물쩍 넘어가려던 나를 반성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번 ‘노답’ 기획은 정말 뜻 깊다. 아, 그래도 한 번 더 하라면 안 할 것이다.

김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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