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스마트폰은 우리 삶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중독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길을 걷다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다녀 ‘거북목 증후군’에 걸리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친구들끼리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대화를 나누지 않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습니다.

정부와 언론들은 뉴스를 통해 스마트폰 중독을 알리는 한편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한국과학기술개발원에서는 스마트폰 중독 자가진단표를 발표하기도 하고요. 스마트폰 중독 체크리스트에는 ‘쿼티 자판을 사용한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사용한다’, ‘설치 어플이 30개 이상’,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매우 속상하다’ 등이 항목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항목들이 참 재밌습니다. 아이폰이나 블랙베리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쿼티 자판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값비싼 기기입니다. 잃어버리면 속상한 게 당연합니다. 현선경(행정 13)씨는 “자판이 쿼티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스마트폰 중독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 외의 항목들도 중독을 판가름하기엔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상한 기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자가진단 시에 기본적으로 3~4개의 항목에 체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3~4개 항목에 해당하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이라고 합니다. 기자는 같이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조원들에게 위에서 제시한 4개 항목에 각자가 해당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4개 항목 모두 해당한다는 사람은 4명 중 3명이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3개 항목에 해당했습니다. 기자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들과 조별과제를 같이 수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물론 기자도 저 4가지 경우에 다 해당됩니다. 하지만 이들과 조별과제를 할 때 스마트폰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70% 가까이 되는 직장인들은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인지를 의심해봐야 한답니다. 물론 근거로 든 자료는 한국과학기술개발원이 제시한 그 체크리스트입니다. 중독이란 무언가에 심하게 빠져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70%의 직장인들 중 정말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굳이 이런 식으로 겁을 주지 않아도 스마트폰 중독이 날로 심해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시름거리를 덜어줘야 할 정부가 오히려 고민거리를 쥐어주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_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사진_ MBC 이브닝뉴스 장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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