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은 국산과자, 오른쪽은 수입과자입니다. 가격은 둘 다 만 원 내외로 동일합니다. 그러나 내용물의 양은 확연히 차이가 나네요.
보통 수입품은 국산품보다 비쌉니다. 수입품에는 국산품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라는 세금이 붙기 때문입니다. 과자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A(30)씨는 “십여년 전 만화에서 보던 일본 초코과자를 길거리에서 파는 것을 봤다. 신기한 마음에 집어들었지만 가격을 확인하고 얼른 내려놓았다. 같은 가격이면 비슷한 종류의 우리나라 과자를 네다섯 개 정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입과자의 비싼 가격에 놀랐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국내과자의 가격이 수입과자의 가격을 넘었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기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국산과자와 수입과자를 직접 구입한 후 비교해봤습니다. 수입과자 전문점에서 7종류의 과자를 사는 데 든 비용은 10,000원. 하지만 편의점에서 국산과자 5가지를 사는 데 10,400원이 들었습니다. 내용물의 양 또한 차이가 났습니다. 국산과자 용량의 총합은 548g으로 640g인 수입과자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위에 제시된 사진을 보면 둘 간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확실히 수입과자는 국내과자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사실 수입과자나 국산과자나 맛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수입과자가 더 맛있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막상 맛을 본 기자는 국산과자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유성균(세명대 3)씨도 “신기해서 손이 갈 뿐 맛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과자 종류 또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국산과자와 비슷한 수입과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국산과자는 수입과자에 비해 확연히 비싼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국산과자의 가격이 이렇게 비싸졌을까요? 국내 제과업체는 과자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어떤 회사는 더 좋은 과자를 만든다는 명목 하에 유 모 박사를 섭외해 그의 이름을 걸고 과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좋은 원료를 사용해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바라봅니다. 이상길(한국외대 2)씨는 유 박사를 ‘과자를 좀먹는 악마’로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ㄷ 초코과자’에 언젠가부터 유 박사의 이름이 붙었다. 가격이 1,000원 가량 올랐지만 내용물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값을 올리지 않은 국산과자들은 내용물의 양이 줄었습니다. 제과업체들은 ‘약하디 약한 과자가 행여나 부서질까’ 하는 핑계로 포장지에 질소를 가득 채워 넣기도 하고, 종이곽 속에 완충공간을 만들기도 합니다. 완충재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과자의 양은 줄어들었습니다. ‘소비자를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과자 가격을 올리는 제과업체들의 노력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국내 제과업체들은 ‘이게 다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어찌됐건 소비자들은 저렴한 수입과자를 더 선호합니다. 국산과자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사이, 전국 각지에 수입과자 전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엔 조금만 걸어도 수입과자 전문점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얼마 전 우리대학 앞에도 수입과자 전문점이 문을 열었고, 회기역 근처에는 두 개의 수입과자 가게가 건널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인터넷 상에서도 수입과자에 대한 반응은 뜨겁습니다. 누리꾼들은 수입과자를 소개하는 동시에 국산과자를 “쓸데없이 비싸고 양이 적다”고 비판합니다. 한편 수입과자에 대해 “인체에 무해한 질소 대신 몸에 나쁜 과자만 가득 차 끔찍했다”, “완충제가 없는데 과자가 부서지지 않은 것을 보니 불량품인가 보다. 건방진 수입과자들을 지갑으로 혼쭐내주겠다”고 말하며 국산과자를 풍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국내과자를 외면했습니다. 국내 제과업체의 설득력 없는 핑계에 넘어가지 않은 것이죠. 많은 국내 제과업체들은 내 아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과자를 만든다는데, 세상에 어떤 부모님이 자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소비자들을 현혹해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는 부작용을 초래하기 쉽습니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똑똑하니까요.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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