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사랑은 서툴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에게 빠져버린다. 불꽃놀이처럼 짧고, 짜릿한 사랑을 한 만큼 이별 후 상처는 깊다. 가장 힘든 것은 무엇보다도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두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이별 후에는 다시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새로운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마음을 연다고 해도 이번만큼은 내가 상처받지 않을 정도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절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 분)’가 ‘은수(이영애 분)’와 이별한 후 아파하는 모습은 첫 연애를 끝낸 우리 청춘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그의 말엔 상대에게 느끼는 배신감과 그럼에도 아직까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섞여 있다. 상우가 다시 돌아온 은수를 받아주지 않은 이유 역시 서툰 우리 청춘이 그렇듯 또 다시 상처받을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픔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사랑에서 점점 타자화된다. 주관적으로만 보이던 사랑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혼자서 사랑을 매듭지어간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그땐 이해되지 않던 그의 말이 이해가 되고 그의 잘못에만 주목했던 내 행동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그가 나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그의 방식대로 날 좋아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별 후 혼자 보내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다른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자신이 바보 같은가? 지나간 사랑을 혼자서 맺는 과정 없이 다른 감정에 뛰어드는 것이야말로 이후에 찾아올 진정한 사랑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이별에 힘들어하는 당신도, 앞으로 더욱 성숙한 사랑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유지현 기자 wlgus2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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