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에는 학교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지하 비밀통로가 등장합니다. 이 비밀통로를 통해 거대한 뱀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학교를 돌아다닙니다.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대학 지하에도 영화와 같이 캠퍼스 전체에 퍼져 있는 지하통로 ‘공동구’가 있습니다. 이 통로에는 거대한 뱀 대신 사람이 지나다닙니다.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캠퍼스 곳곳에 공동구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습니다. 이 문을 통해 지하 2m 아래로 내려가면 사방이 밀폐된 어둡고 퀴퀴한 통로가 끝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드문드문 켜진 전구 불빛이 닿지 않는 곳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어둡습니다. 1.5m~2m 높이의 지하통로가 캠퍼스 전체로 이어져 있으니 흡사 거대한 지하미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복잡하고 거대한 시설이 존재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통신선과 같은 각종 설비들을 보관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상에 전봇대로 이어진 통신선, 전화선은 주변 미관을 해치고, 공간을 낭비합니다. 공동구는 이런 설비를 지하에 보관해 두는 시설로 고속도로, 복잡한 도심 등에서도 활용됩니다. 현재 우리대학은 공동구를 관리하기 위해 매년 2회에 걸쳐 관리인이 직접 들어가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걷고 있는 바로 그 곳의 2m 아래에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태현 수습기자 taehyeon11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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