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일이 또다시 터지고 말았다. 개강 시기에 맞춰 각 대학들의 학보사들은 개강호를 발행해야 하는데, 몇몇 곳은 학교 측의 제재 탓에 신문을 정상적으로 발행하지 못한 것이다. 이유도 다양하다. 한 학보는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학교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기사를 써도 되는가’라는 학교 측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해당 기사가 차지하던 위치를 비워둔 채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대학 또한 비판적인 기사를 잘 보이지 않는 뒷면에 배치한 후에야 뒤늦게 발행할 수 있었다.

학교 입장에서는 비판기사가 썩 내키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잘못된 점을 정면에서 지적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달갑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 어떤 학생기자가 학교에 앙심을 품고 ‘어디 한번 맛 좀 봐라’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작성할까. 학생기자는 기자 이전에 학생이고, 대학의 구성원이다. 학내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자신이 속한 대학교의 문제들이 공론화돼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몇몇 대학들은 기자들의 이런 의도를 존중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심사에 거슬리는, 겉으로 드러난 날카로운 시선이 거슬릴 뿐이다.

성숙한 어른이라면 응당 자신을 비판하는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이를 발전의 거름으로 삼을수 있어야 한다. 과연 대학들은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나 묻고 싶다. 대학언론의 비판적인 기사가 대학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단점은 꽁꽁 싸매며 구미에 맞는 말만 해주기를 원하는 대학들은 스스로를 철부지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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