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지난달 교수회장 선거가 있었고 이번 달은 총학생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또 다음 달은 우리대학 제8대 총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선거철이되 선거철답지 않은 게 요즘의 분위기다. 총장 선거야 아직 분위기를 감지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 교수회장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총학생회장 선거 또한 이상하리만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단독후보라 선거의 흥행성이 저하된 것이 이유일 수 있겠다. 교수회장 선거 때도 사정은 같았다.

그러나 단독후보 출마는 교수회나 총학생회나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찰해보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흔히 말하는 정치적 무관심이다. 또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하는 사회경제적 배경, 이를테면 교수들은 교수들대로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정글의 세계’로 내모는 살벌한 생존경쟁 상황이다. 내 기득권만 침해되지 않는다면 대표야 누가 되든 상관없이 오늘도 교수들은 6평 남짓한 공간에 틀어박히고 학생들은 학창생활 내내 취업에 ‘올인’한다.

그럼에도 정치는 여전히 중요하다. 경제가 정치를 결정하다 해도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누가 뭐래도 정치다. 구성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그들의 대표는 탈선과 무책임한 행동에 쉽게 노출된다. 이럴 경우 정치는 삶의 조향은커녕 질곡이 되기 십상이다. 지금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이런 사례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선거의 계절은 요란해야 제 맛이다.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장(長)이 되려는 후보들을 이렇게 저울질하고 저렇게 저울질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어야 한다. 혼탁한 선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소극적으론 정치적 무관심을 일소하고 적극적으로는 이 답답한 삶의 세계를 타개할 수 있는 최적의 대표를 선택하는 카니발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학생회장 선거는 물론, 내달에 있을 우리대학 총장 선거를 앞두고 구성원 모두의 정치적 분발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