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드라마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더 ‘즐기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발히 이용한다. 드라마 <미생>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곧 <미생>과 관련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몇몇 커뮤니티는 하루에 수천, 수백 건의 글이 게재될 정도다.

 
예전에는 TV 시청을 통해서만 드라마를 즐길 수 있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형성된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가령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복선을 추리하는 글이 게시되고 이를 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재밌는 장면은 갈무리되고 공유된다. 드라마 속 인물을 개성적인 방법으로 그려낸 게시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드라마의 인기를 증대시키고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시킨다. 이제 드라마에서 파생된 콘텐츠는 드라마를 즐길 때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러나 이렇게 드라마를 즐기는 과정에는 큰 문제가 있다. 드라마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이 잘못된 수단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방송과 같은 영상제작물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되는 많은 콘텐츠들은 불법 다운로드에 의존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가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서로 불법 다운로드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지 않는 시청자들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생산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다른 시청자들의 불법 다운로드 이용을 묵인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를 즐기는 방식이 오히려 드라마 시장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는 것은 시청자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합법적으로 다시 즐길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A(20)씨는 “드라마를 불법 다운로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TV 시청 외에 드라마를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했다. 불법 다운로드는 개개인이 정당한 대가없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려 하는 문제도 있지만 드라마를 소비할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문제 역시 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즐기는 최근의 방식을 고려해 합법적으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할 대책이 필요하다. 드라마 시장은 온라인 음원시장만큼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이 부족하다. 평소 드라마 시청을 즐기는 이성현(20) 씨는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는 돈을 내고 합법적으로 즐기고 소장하고 싶지만 이러한 소비 창구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 정착되기 위해선 시청자와 생산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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