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이후 우리대학은 서울시와 서울시민들에게 일정 부분 공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에 덧붙여 우리대학은 ‘사회봉사 졸업요건 항목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우리대학 도서관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소원까지 당하면서 우리대학 사회공헌의 범위와 방향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토론에서는 공립대학이자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우리대학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일지, 그것은 어떤 범위와 방법으로 시행돼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토론에는 양진헌(사회복지 14, 이하 양), 신지현(중국어문화 13, 이하 신), 조영훈(도시사회 11, 이하 조)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이 우리대학 사회공헌의 방향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장으로 기능하길 바란다. -편집자주-

 
우리대학의 사회공헌에 대한 필요성은
양 : 우리대학은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대학인 만큼 사회공헌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학교 차원의 좀 더 적극적인 기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공립대학이란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대학생들의 사회공헌은 필수적이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 학교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과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이 봉사하는 것 모두가 필요하다.
신 : 맞다. 일반 시민들 모두가 체감할 만큼의 사회공헌은 어렵겠지만 고등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소한 중고등학생에게라도 교육 봉사 등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고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하더라도 사립대 역시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조 :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우리대학에 사회공헌을 바라는 요구가 부쩍 는 것 같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이후 실제로 시설적인 부분이나, 교양 강의수, 해외 교류 프로그램 등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이 생겨나고 있다. 반값등록금이 진정 학생들을 위한 정책이었나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혜택을 제공했다는 빌미로 사회공헌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 사회공헌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우리대학의 시설이나 재정적인 한계를 고려한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


중앙도서관이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지 않는 것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 평등권, 교육권 등을 근거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도서관 개방이 사회공헌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나
신 : 단순히 도서관 개방만으로 지역사회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대학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가 대부분 전공 서적이라는 점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양 서적 등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도서관 개방은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편리성은 제공할 수 있어도 사회공헌의 가치를 실현시키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또 개방을 하면 서울시민 전체보다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대문구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게 될텐데 동대문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은 이미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림스케치’ 같은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양 : 도서관을 개방한다 하더라도 서울시와 동대문구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또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법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갈 필요가 있다.
신 : 단순히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만으로 주민들과 어떤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거나 진정한 사회공헌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 자체에만 집착하지 말고 보다 다양한 논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내 프로그램이나 명사 초청 강연 등에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조 : 대학의 몇몇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사회공헌 방법이다. 대학으로서는 사회에 공헌하고 시민들로서는 관심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손쉽게 얻음으로써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지 않겠나.


재학생들의 교육권과 일반 시민들의 교육권이 충돌하는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조 :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의 경우 타 대학에 비해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시험기간이면 항상 자리가 부족한데 개방을 한다면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시민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신 : 일반인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는 서울대의 경우 우리대학과 달리 장서가 충분하다. 학생들이 자주 보는 전공 서적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대학 실정에 일반인에게 개방까지 하면 학생들이 겪는 불편이 심화될 것이다. 결국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학교 캠퍼스를 지역 주민들에게 공원처럼 개방하고 있는 지금을 보더라도 일부 피해를 주는 주민들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양 : 맞다. 우리대학의 경우 도서관의 규모도 작고 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어 현재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일정 부분 제약이 있다. 국민들의 알 권리와 평등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무조건 개방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제약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래도 시설 문제가 가장 큰 한계로 작용하는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도서관 개방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려면 어떤 제약들이 부수적으로 수반될 수 있을까
신 : 이왕 도서관을 개방한다면 대출까지 가능한 것이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도 책이 분실되는 등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전면개방하기보다는 시범 운영 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면개방으로 대출을 허용하게 되더라도 대출 기간을 좀 더 짧게 한다든지의 제약이 필요할 것이다.
조 : 도서관을 개방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에게 책을 대여해줄 경우 정작 학생들이 필요한 책을 못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시험기간 만이라도 이용을 제한하거나 대출권수를 제한하는 등의 운영방침이 마련돼야 한다.
양 :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꼭 개방하지 않더라도 자료를 공유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일정 부분 시민들의 권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공립도서관에서 구하지 못하는 자료들을 대출해주는 등의 방식이다. 사이버 도서관 또한 좋은 예다. 일부 대학도서관의 경우 이용비를 따로 받아 개방해주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운영에 있어 크게 기여하는 바는 없는 것 같다.
신 : 맞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비용을 지불했으니 더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책 관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봉사를 졸업요건으로 신설하는 것에 대한 논의로 넘어가보자. 자발적인 봉사가 아닌 졸업을 위한 봉사가 된다면 진정한 사회공헌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 : 대학은 교육기관이다. 때문에 봉사를 강제로 시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는 것이 분명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특히 봉사를 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어 참여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졸업요건으로 사회봉사가 신설되면 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만큼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다. 시작은 강제적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장기적인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 교육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양 : 단순히 학생들의 자발적 봉사에 대한 의욕 고취의 측면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학교 차원에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참여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지역 사회 교류와 통합으로 이뤄질 것이다.
신 :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졸업을 위해 30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것에 너무 얽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공부와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자유롭게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학교가 지역주민, 학교, 학생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공헌을 기획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해본다면
신 : 프로그램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사후관리 부분이 아쉽다. 봉사 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좋은 취지로 참여한 봉사가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진정한 사회공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봉사에 임하는 마음가짐 등에 있어 강연 등의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멘토링 같은 경우 공지와 다른 내용의 봉사를 하게 되거나 시간이나 요일같은 부분이 잘못 공지되기도 한다.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을 연결만 해줄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실질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양 : 현재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학교가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봉사를 기획하는 과정 역시 봉사의 한 부분이다. 학생들이 기획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봉사활동에 보다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 : 재능기부 봉사의 경우 주로 예체능계 학생들이 참여하기 좋은 활동들이다. 재능기부가 일반 학생들에게 보다 활성화되려면 각자의 전공을 살린 봉사로 다양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대학생들 간에도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그 경험이 학교 외부의 사회로 퍼져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글_ 장한빛 기자 hanbitive@uos.ac.kr
사진_ 유수인 기자  miinsusan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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