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실 점거’, 뉴스에서 가끔씩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우리대학 학생들도 총장실을 점거했던 적이 있습니다. 1991년 10월,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한 채 무기한 철야농성 집회를 했습니다. 교육부가 그 당시 우리대학 공과대의 교육여건을 C등급으로 판정했는데, 학교는 이에 대해 별다른 항의 없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대학의 자존심을 위해 행동한 것은 교수도, 총장도 아닌 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시립대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대안 제시’, ‘서울시장과 총장을 비롯한 학교관계자·학생간의 간담회 추진’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학교와 학생간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들은 차가운 적막만이 감도는 총장실에서 총장을 기다리며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주기를 원했습니다. 서울시립대신문 제342호(1991. 11. 4) 속 기사 「총학, 총장실 점거」 보도 사진에서 그 광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장은 끝내 집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위한 학생들의 마음을 왜 총장은 몰라 줬을까요.

서현준 기자 ggseossiwkd@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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