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무총리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양파 총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삼청교육대 관여 등 까도 까도 끝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언론관이다. 이 총리의 언론관은 한 마디로 “언론, 내 말 하나면 된다”다. 이 총리는 기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대학 총장, 신문사 국장 등 자신의 인맥을 자랑했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는 기자들에게 불이익을 행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던 것. 본인 입맛 따라 언론의 이곳 저곳을 공공연하게 헤집고 다니시겠다는 말씀이다.

기자들의 입을 틀어막아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이 총리의 굳은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한 나라의 언론이 국무총리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정치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을 누군가가 틀어쥔다면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을까. ‘표현의 자유’의 멋짐을 모르는 이 총리가 걱정스럽다.

어쨌거나 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의 과오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후 이 총리는 “부족한 제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았다”라며 저자세를 택했다. 발뺌을 하거나 다시 으름장을 놓지 않는 것으로 보아 논란 앞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 지 눈치는 빠르신 듯하다. 앞으로는 부디 자신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는 언론의 눈치도 보시기를 바란다.


박소은 수습기자 thdms010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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