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에 예상한 2015년 여대생 '고은비'의 모습
1980년대에 개봉한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기억하시나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통해 삼십 여년 후의 미래인 2015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백 투 더 퓨처>가 그리는 2015년에는 자동차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하지만 2015년인 올해에도 여전히 우리는 명절 때마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백 투 더 퓨처>의 예상은 대체로 빗나간 것이지요.

미래를 예상하려는 시도는 비단 <백 투 더 퓨처>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꾸준히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많은 사람들은 2015년의 모습을 예측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왼쪽 그림입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2045년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5년이 된 지금, 과거의 예측들이 얼마나 맞았는지 확인하고 오늘날에는 어떤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지도 조명해보려 합니다.


2015 여대생 ‘고은비’, 절반은 비슷?

『경향신문』 1995년 6월자 신문의  「사이버 스페이스 탈출 ‘온 몸으로 살고 싶다’」란 기사에서는 가상의 여대생 ‘고은비’ 씨가 등장합니다. 여기에서 기자는 그녀의 일상생활을 보여줌으로써 2015년의 모습을 예측했습니다. 온라인 공간의 발달에 따라 고은비 씨의 대학생활 대부분은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고은비 씨는 기능섬유로 돼 있어 외부의 환경에 따라 스스로 색과 형태를 조절하는 옷을 입고, 안전을 위해 만년필 크기의 호신용 전자총도 소지하고 다닙니다. 지금 대학생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그러나 상당히 정확한 예측을 한 부분도 있습니다. 기자는 컴퓨터단말기를 휴대용으로 축소한 ‘PCS’란 기기를 예측하였는데 이는 지금의 스마트폰과 거의 일치합니다. 기존의 디스켓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디스켓 목걸이’는 오늘날의 USB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45년, ‘특이점’의 시대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들은 위의 기사처럼 주로 기술의 발전에 주목합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리의 일상생활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30년 후의 미래인 2045년에는 어떤 기술이 우리의 모습을 바꿔 놓을까요?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에 ‘특이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레이 커즈와일이 말하는 특이점이란 기술의 발전이 매우 빨라져 우리의 일상생활을 과거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바꿔 놓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인간은 기계처럼, 기계는 인간처럼 변한다는 것이 레이 커즈와일의 예측입니다. 인간은 정신과 의식을 마치 USB처럼 서버에 업로드 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신체 역시 기계로 대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영생을 누리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레이 커즈와일은 이와 같은 발전이 30년이란 짧은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수확 가속 법칙’을 통해 설명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기술의 발전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발전 속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폭발적으로 가속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레이 커즈와일의 도발적인 예측에 반기를 드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기술이 성장하는 원동력인 자원은 한정돼 있어 기하급수적 성장이 계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특이점이 삼십 여년 후에 올지 몇 천년 뒤의 미래에 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특이점이 언젠가는 도래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 시기가 2045년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_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그림_ 오자연 ohjy94@naver.com

참고_ 레이 커즈와일. 김명남·장시형 역
『특이점이 온다』, 2007.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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