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이코노미스트에서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도를 발표하였다. 대통령이 여성인 한국은 28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정치적으로 장관 중에서 여성은 17개 부처 가운데 여성가족부 장관 단 1명이며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58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으로 5.2%밖에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원은 49명으로 16.3%이다. 전세계적인 평균은 22.1%, 아시아 평균 19%에도 한참 못미치는 낮은 비율이기 때문에 장관과 국회의원 비율 모두에서 한국 여성의 참여는 무척 저조하다.

경제적으로는 어떤가? 2013년 통계에 따르면 1787개 상장기업 가운데 여성이 CEO인 기업은 단 0.73%밖에 되지 않으며 기업의 여성임원비율도 1.9%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인 경제활동참가율에 있어서도 남성경제활동인구의 경제활동참가가 70%인데 비해서 여성경제활동참가비율은 50.2%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대학 학생들의 어머니 중 50%만 가정 밖에서 임금을 받고 일을 한다는 뜻이다.

나머지 50%의 비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대부분이 경력단절인 여성들일 것이다. 경력단절이란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 임신, 가사, 혹은 육아 등으로 인해서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을 말한다. 그래서 연령대별 여성고용 그래프를 보면 30-40대가 푹꺼진 M자형 구조를 가진 그래프가 되는데 이는 30-40대에 결혼, 육아, 가사로 인하여 경력의 단절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통계에서 보면 여성의 임금은 남성임금의 68%밖에 안된다. 같은 일을 하는데 남성이 100만원을 받는다면 여성은 68만을 받는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남성들의 경우에는 군복무기간을 인정받아 월급산정에서 더 앞선 호봉을 받거나 아니면 남성들은 여성과 같은 일을 해도 정규직인데 비해서 여성들은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을 하고 있어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임금을 적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형적인 여성근로자는 20대에 대졸이후 입사하여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이어서 결혼, 육아의 시기를 겪으면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워 퇴사를 하여 경력이 단절된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다시 취직을 하려고 하면 비정규직, 시간제 고용밖에 안되기 때문에 남성임금의 68%를 받고 고용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시 재취업에 그나마 성공하는 경우도 전체에서 5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남성중심적인 정치, 남성의 언어로 되어있는 정치, 거칠고 전투적인 정치구조의 문제와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기업환경, 사회적인 지원이 전혀없는 양육환경이 여성이 정치와 경제에서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내건 슬로건이 ‘준비된 여성대통령’이었고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이루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여성은 한국사회에서  동등한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성매매의 대상이거나 남성의 폭력에 희생되는 존재로만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김민정(국제관계학과 교수)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