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우리대학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는 ‘세월호 1주기 분향소 설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학생회비 10만원을 들여 분향소를 설치하는 정당성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중앙운영위원들은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다음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총학생회의 이름으로 어떠한 의견을 내는 건 분명 신중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총학생회를 비롯한 요즘의 학생사회 분위기는 다분히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몸을 사리는 듯싶다. 타 대학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해 민주주의를 수호해달라는 규탄의 목소리를 낼 때도, 세월호 참사의 대응 방식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 전할 때도 우리대학은 조용했다.

최근 몇 년 간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의 복지 기구로는 비교적 충실했지만 한 대학의 총학생회로서 낼 수 있는 자신들의 목소리는 잃은 지 오래다. 2012년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우리대학은 등록금이나 생활 빈곤 등 사회적 논의에서도 등을 돌렸다. 최근 대학가를 둘러싼 구조조정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어떠한 시국선언이나 지지선언 한번 없었다. 사회에서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다. 그 목소리를 키워줄 수 있는 건 각 대학의 총학생회고, 타 대학과 연대할 때 그 목소리가 가지는 울림은 더해진다. 대학가에 구조조정이 유행처럼 번지는 지금, 총학의 목소리를 허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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