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종사하고자 하는 이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객관성이다. 내 아집에 빠지거나 특정인의 견해에 휘둘려 사건을 바라본다면 결코 좋은 기사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객관성은 종종 손에 잡히지 않는 일종의 신화처럼 느껴진다.

이번호에 실릴 기사를 취재하면서도 객관성이라는 덕목이 멀게만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공학인증제 수료 과목에 들어가 있는 설계과목 지원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취재하는 중이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설계재료 구입처를 특정업체로 한정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니 학생들의 생각과는 사뭇 달랐다. 특정업체가 아닌 외부업체에서도 충분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정업체가 설계지원비에서 남은 차액을 가져간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일면만으로 사건을 바라봐 사실이 왜곡된 경우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면의 진실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일면은 자신이 바라보는 시야에 한정된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취재처럼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문제의식을 전개하려다 객관성을 잃고 당혹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번 설계지원비 관련 기사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른 걸로 밝혀져 마감 하루 전날 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길을 잃고 돌아가면서 신화로만 느껴지던 객관성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신화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내 주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소은 기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