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노후화된 시설, 부모님 혹은 할머니들이 가는 곳, 대형마트로 인해 설 자리를 잃어가는 곳과 같은 것들이 보통 사람들에게 박힌 이미지일 것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청년들을 통해 이런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후화된 시장에 청년들이 찾아와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젊은 층을 필요로 하는 시장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들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돕고 있다. 대학과 시장의 산학협력, 혹은 자발적 사회공헌 등 그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목적은 단 하나, 전통시장의 활성화이다. 가톨릭대의 경우 역곡북부시장의 부흥을 위해 에코백, 달력 등을 만들었다. 역곡북부시장 상인회 한해주 사무장은 “시장 이미지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젊은 친구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젊어졌고 홍보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역시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Enactus)에서 답십리 현대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엠티(MT)몰을 만들었다. 대학생들이 엠티를 갈 때 시장에서 물건을 사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이다. 이 외에도 대경대에서는 재능기부 청춘콘서트를 열어 하양꿈바우시장의 분위기를 돋우었고, 동국대의 경우 단대전통시장의 노후된 벽에 벽화를 그리는 등 시장이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아쉬움 남는 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우리대학 인액터스의 경우 올해 초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인액터스에서 활동하는 박성주(국문 11) 씨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설정했던 ‘답십리 현대시장의 존재가치 창출’이라는 미션을 달성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즉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대전통시장 김병임 상인회장은 “대학생들이 시장 조사를 한 다음 시장이 개선해야 할 점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발표로 그치고 실질적으로 시장에 적용되지는 못했다.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이를 끌어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생들과 상인 간의 갈등도 전통시장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한다. 한해주 상인회 사무장은 “창가게라는 가게가 있다.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기획한 가게인데, 어느 날 학생들로부터 못하겠다는 통보를 받아 난감했다. 졸업, 유학, 군대 등의 사정이 많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A시장 상인회장은 “학생들과 상인들의 생각이 공유되지 못했다. 상인들은 어떤 경우에도 수익이 먼저다. 그렇다보니 의견충돌로 인해 학생들이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하더라”라며 학생들에게 미안함을 내비쳤다. 즉 전통시장과 대학생이 함께 일을 하면서 어느 한 쪽이 곤경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 추진되는 사업들, 기존 문제점 보완해줄까

중소기업청은 올해 7월부터 ‘전통시장-대학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2개 대학과 22개 시장이 매칭 됐고, 총 29억 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청 시장상권과 윤삼석 사무관은 “여러 대학에서 시장을 도와주는 사례들을 분석해보고 좀 더 보완해 사업을 추진했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사업 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현재 동국대와 매칭된 통인시장 심계순 관리부장은 “젊은 학생들이 상인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말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친구들이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파악해주고 있어 이번 기회에 시장이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청에서 올해 8월부터 청년상인의 전통시장 내 창업에 20개 시장 215개 점포를 지원하는 등 시장의 변화를 위해 젊은 층이 참여하는 새로운 사업들이 추진될 예정이다.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참여했던 대학생 B씨는 “대학생들이 전통 시장을 살리는 데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사업들은 정책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학생과 상인 간의 갈등 조정 등 세부적인 사안들도 고려해줬으면 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정수환 선임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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