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들이 곡을 발표하면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모습을 볼 때, 요즘 한국 음원시장의 중심에는 단연 힙합이 있다. 힙합 대중화의 배경에는 엠넷의 래퍼 오디션쇼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방영이 있다. 쇼미더머니는 매 회 방영될 때마다 각종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1위를 휩쓸며 화제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쇼미더머니에 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여성을 비하하는 가사에 대한 논쟁이 많은데, 여기에는 우습게도 “힙합 가사는 원래 그렇다”, “힙합의 역사를 안다면 비하 가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힙합의 본토인 미국에서, 그것도 여성 비하 가사를 심심치 않게 쏟아내던 스눕독과 릭 로스 등의 유명 래퍼들도 여성 비하 가사에 대해 사과를 표명하는 마당에 힙합은 원래 그렇다는 그들의 의견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힙합이 대중화되며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 본토 래퍼들마저 여성 비하 가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힙합에서 기존에 만연한 여성 혐오와 비하에 대한 래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힙합은 원래 그렇다.’라는 식의 발언은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오늘날 힙합은 더 이상 소수만의 문화가 아니기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가사들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가지지만, 또한 그 표현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것이 아닌 문화를 수용하는 입장에서, 여성 비하 가사는 깊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박재현 (행정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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