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스타벅스 커피 체인점에 가봤을 것입니다. 전 세계의 스타벅스 매장들은 신기할 정도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맛과 향기를 갖고 있는 커피부터 스타벅스의 간판, 내부 테이블 및 의자까지 어느 지역, 어느 매장에 가든 똑같습니다. 또한 본사에서 자체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전 세계의 스타벅스 매장에는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스타벅스의 마케팅은 특유의 맛과 향기 그리고 음악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브랜드를 창출해 냈습니다. 이를 ‘감각 마케팅’이라 하는데요. 말로 들었을 때는 쉬워보이는 감각 마케팅,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과학적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시상과 편도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기억들

감각 마케팅은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을 자극해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줘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일까요?
오감의 자극은 하나의 신호가 돼 대뇌로 전달됩니다. 여기서 시각, 청각, 미각, 촉각의 감각 정보들은 시상으로 전달되는 반면 후각의 감각 정보는 편도체로 전달됩니다. 시상과 편도체는 감각 정보들의 거름망입니다. 이 기관들은 감각 정보를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걸러내어 대뇌로 전달시킵니다. 감각 자극들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면서 우리의 대뇌에는 작은 잔상이나마 기억 정보가 남게 됩니다. 이에 그 감각은 브랜드에 대한 기억과 무의식적으로 연결되는 것인데요. 스타벅스 마케팅의 경우도 스타벅스의 감각 자극을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체험하고 그 정보들이 미세하게나마 장기 기억으로 남게 만들어 특정 커피의 냄새를 스타벅스의 것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특히 후각의 경우 다른 감각에 비해 더 오랫동안 기억 정보를 남깁니다. 다른 감각들은 신경과 시상 등 여러 차례의 기관을 거치게 돼, 기억이 저장되는 과정에서 약간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반면 후각은 곧바로 편도체에 전달돼 손실 없이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따라서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 시상과 편도체의 위치
정서에도 관여하는 후각 마케팅

감각의 무의식적인 기억 작용은 소비로 직결되진 않습니다. 소비자가 스타벅스 커피향을 맡고 스타벅스를 기억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꼭 소비자로 하여금 사고 싶은 향기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의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것은 기억 작용보다는 정서 작용의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감각 마케팅이 주목하고 있는 점입니다. 감각 자극을 통해 시상과 편도체에서 촉발된 정서는 상품을 구매하는 동기를 형성합니다. 기분 좋은 스타벅스 커피의 향 또는 스타벅스 특유의 커피맛은 소비자로 하여금 스타벅스 커피를 사게 하는 것입니다.

시상의 경우 유의미한 정서정보만을 걸러내 대뇌에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한 감정이 들 때, 음식을 먹은 경험과 행복이라는 유의미한 정서가 결합돼 기억이 됩니다. 이 기억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고시키는 것이지요.

하지만 동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감각은 후각입니다. 후각은 다른 감각들과 달리 편도체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편도체는 정서와 동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뇌변연계에 속해 있습니다. 편도체는 행복, 슬픔 등의 정서를 느끼고 물건을 살까 말까하는 행위의 동기에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후각을 통한 정서 자극의 효율이 다른 감각에 비해 더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고향 집에 있는 가구를 봤을 때보다 집 특유의 냄새를 맡았을 때 우리는 더 따뜻한 정서를 느낍니다. 그래서 다른 감각 마케팅에 비해 후각 마케팅이 더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항공의 경우 ‘스테판 플로리아’라는 특수한 향기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킵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항공사의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과 향기를 결부시킵니다. 고객들이 이 향기를 맡으면 바로 싱가포르항공을 긍정적으로 떠올립니다.

후각 마케팅의 시작은 1949년 일본의 한 신문사에서 비누향이 나는 신문을 발간한 것에 기인합니다.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후각을 필두로 한 감각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 질 것입니다. 실제로 상용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2013년 일본에서 향기나는 TV를 개발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후각에 초점을 맞춘 TV광고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커졌는데요. 이렇듯 기술 발전을 통해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광고를 기대해 봅니다.

국승인 기자 qkznlqjff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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