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과 개편, 좋은 성적 받을 수 있을까

48학점.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졸업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최대 교양강의 학점이다. 대학에서 수강하는 강의의 절반가량을 교양강의에 할애해야 하는 만큼 교양강의의 변화에 학생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번 교양교과목 개편은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내실 있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강의수 상승하지만 2013년 만큼은 어려워

우리대학은 2013년 전공교과목 350학점, 교양교과목 650학점을 줄였다. 전임교원강의담당비율(이하 전임강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회(이하 대교협)의 인증을 통과한 대학에 한해 교육부 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사업에 선정되면 교육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대교협 인증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인증을 받기 위해서 전임강의 비율을 5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대학은 전임강의 비율 50%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우리대학 교수는 공무원 신분이므로 전임교원 수를 임의적으로 늘리는 것은 서울시 공무원의 수가 제한돼 있어 불가능하다. 결국 우리대학은 전임강의 비율을 50%로 유지하기 위해 전임교원 수를 늘리는 대신 강의수를 대폭 줄였다. 이 과정에서 1·2학기에 모두 개설됐던 과목이 1학기에만 개설되는 것으로 바뀌기도 했다. 분반으로 이뤄졌던 중소형 강의들도 통합돼 대형 강의 수는 급속히 늘어났다.

이번 교양교과 개편은 과거만큼 강의수를 늘리고 대형강의를 줄일 수 있을까. 강의수는 늘어나겠지만 2013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여전히 전임강의 비율 50% 이상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번 교양교과 개편을 담당했던 전인한 자유융합대학장은 “우리대학과 비슷하게 전임교수를 약 400명 정도 두고 있는 대학들은 교양강의 총 개설학점이 2천 학점을 넘지 않는다. 2013년의 당시 우리대학은 규모에 비해 많은 교양강의 학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물론 강의수는 소폭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교양교과에 개설된 학점은 약 1930학점 정도다. 남은 약 70학점은 UOS교양 등 신설될 교양이 채울 예정이다. 앞으로 개설될 강의의 규모에 대해 자유융합대학장은 “강의 목적에 따라 규모를 조절할 계획”이라며 “우리대학을 대표할 명품 대형강의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명품 대형강의를 개발하는 한편 토론 수업을 할 수 있는 소형강의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OS 교양의 정체성 찾기 시간 부족으로 올해는 힘들어

UOS교양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대학만의 정체성이 반영된 교양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UOS 교양은 인성과 통섭으로 구분된다.

UOS 교양은 본래 취지와 달리 우리대학의 정체성 반영에는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절학기를 제외하고 올해 개설될 예정인 UOS 교양은 총 26개로 통섭 부문 17개, 인성 부문 9개로 이뤄졌다. 통섭교양 중 1학기에 개설될 예정인 과목은 총 10개인데, 실제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은 6개뿐이다. 4개 과목은 실제로 개설되지 않아 WISE상에서도 볼 수 없다.

통섭교양 17개 중 13개가 이전에 동명으로 개설됐었던 교양과목들이다. 신설될 예정이었던 통섭 교양 4개 중 2개는 1학기에 개설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개설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자유융합대학장은 “통섭 교양이 융복합 교과목이다보니 개발하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며 “올해의 경우 이미 만들어져 있는 교과목 위주로 편성하게 됐다. 앞으로는 새롭게 개발한 융복합 교과목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설될 교양교과 학생 여론 수렴할 수 있어야

수강신청을 하려 했던 학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익숙했던 교양교과 구분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항목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코앞으로 다가온 수강신청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교양교과 개편은 대대적으로 이뤄졌음에도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이에 대해 자유융합대학장은 “시간이 무척 부족했다. 8월 ACE 사업 선정 이후 급하게 개편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교양교과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는 전무하다. 교양강의확대기획단으로 출발한 ‘교육혁신 학생기획평가단’이 있지만 교양강의 대신 학부·과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활동이 변경됐다. 교육혁신본부 유지연 씨는 “학생기획평가단은 학부·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관한 데이터만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교양교과에 대해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강의평가다. 그러나 강의평가는 개설된 교과에 대한 피드백만 가능할 뿐 새로운 교양교과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할 수는 없다. 자유융합대학장은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원활하지 못했던 이유는 미리 교양교과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교양교과를 개편하려고 할 때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면 이미 늦는다. 꾸준하고 주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는 학생들의 의견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