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노니, 흐노니>

안양예고 3   윤 수 빈

고등학교에 입학해 소설을 쓴 지도 벌써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도망치며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일까요, 그 전부터 사실 이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흐노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왜 그렇게도 많이 발음해 보았을까요. 미처 그리워 동경하는, 흐노니. 자꾸만 발음하다 보니 저는 그리움이라는 단어에 깊숙하게 빠져들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진해지고 사람들은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낮도 그렇지만 밤이 되면 스마트폰과 네온사인만 발광할 뿐 사람들은 점점 어두워지니까요. 그런 사회에서 누군가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 누군가는 더 이상 자신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잠시 사라져도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모두에게 도망쳐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너무 지치면 도망도 치지 못하니까요. 흐노니는 도망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각자 다른 점에서 출발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던 세 사람은 한곳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마주한 세 사람은 너무나 닮아있었고, 결국 우리 모두는 어느 부분에서는 닮아있던 것이라는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선 꼬마 마술사와 영현과 이모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준 서울시립대문화상과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과를 이끌어 가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제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시는 은선 선생님 그리고 소중한 소설 B파트. 같이 글을 써나가는 반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