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K현대미술관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GREEKY ZONE)’이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회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내재된 ‘괴짜성’을 탐색하는 전시경험을 전하는 것, 두 번째는 현대미술의 모든 매체를 총망라 하는 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전시 이름에 들어간 괴짜라는 말을 듣자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졌다. 사전은 괴짜가 ‘괴상한 짓을 잘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괴상한 물건’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작품들로 전시를 한다니…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품은 채 미술관에 들어섰다.

전시회는 지난달 말까지는 2층·4층·5층 세 개의 층에서 전시가 진행됐으나 2층 작품의 철수로 인해 현재는 나머지 두개의 층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전시회를 관람할 때 알아두면 좋을 팁이 있다. 주제가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구체화 되므로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관람하면 좋다. 또한, 층별로 테마를 파악하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대미술은 특유의 복잡·다양성으로 인해 ‘직감’만으로 감상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때 팸플릿을 받아 작가의 성향을 조금이나마 파악한다면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목요일과 일요일 각각 오후 2시, 4시에는 도슨트와 함께하는 전시 관람도 진행 중이다. 4층의 테마는 괴짜들의 혁명, ‘진화하면서 전진하는 괴짜들! 괴짜들이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은?’이며 5층의 테마는 괴짜들의 오늘,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가며 끊임없이 사회에 의문을 던지는 이 시대의 괴짜들이 바라보는 우리 현실은?’이다.

평범한 사람은 이상한 나라 통행금지

본격적인 전시장에 들어서니 1층에서 두 장의 안내 지침서를 받았다. 지침서에는 전시된 예술품 각각의 특징들이 적혀 있었다. 5층에 들어서고 나서 펼쳐진 첫 광경은 번잡과 무질서였다. 하지만 작품 사이사이에는 작품명과 예술가의 이름이 일련 되게 적혀 있어 제목과 저자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고차원적인 예술기법을 사용한 작품부터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욕조, 소파 등의 생활용품을 사용한 것, 그리고 재활용품을 활용한 기괴하고 독특한 예술품이 즐비했다. 작품들을 보는 내내 신기함과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으며 끝없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들의 해설이나 내적인 측면을 바라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작품에 깊게 빠져들수록 사회에 지속적인 의문을 던지고 강력한 예술적 표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들의 모습이 매우 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비록 모순되는 단어이지만 그 느낌은 매우 강렬했다.

 ‘평범의 종말, 평범한 너 괜찮니?’

짧지만 강렬했던 문구와 전시회를 통해 괴짜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봤다. 관람 후 생각해본 괴짜란 ‘주체성’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자신만의 개성이나 독특함, 고유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각박하게 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이들은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획일화된 방법’으로, 개미 떼처럼 서로 뒤엉기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이런 창문 없는 답답한 삶 속에서 때로는 일상의 틀을 벗어난 전시회에 들러, ‘성공을 향한 나’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에 숨어있던 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관람 정보
·위치 : 서울 강남구 선릉로 K현대미술관  
·관람 시간 : 화~일 10:00 ~ 19:00(18시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관람료 :  성인 15,000원 학생(중, 고등학생) 12,000원 초등학생 10,000원 미취학아동 8,000원

 

최현웅 수습기자 hanse07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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