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기획

<비거니즘 모임 ‘베지쑥쑥’>

작년 교내 학생식당인 아느칸에 비건들을 위한 소이 가스 식단이 생겼다. 비건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비건이란 다양한 이유로 동물성 제품을 섭취 혹은 소비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교내 비거니즘 모임 ‘베지쑥쑥’의 회장인 유다님(중문 15)씨를 만나 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예린(산디 17)씨 작품. 우리대학에서 열린 국제음식 페스티벌 비건 부스에 전시됐다.
베지쑥쑥의 목적은 무엇인가
학교 내에 비거니즘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부족하다. 따라서 비거니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우리 모임의 주요 목적이다. 단톡방에 학교 주변에서 채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공유도 하고 식재료를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이나 동물 털을 이용한 옷을 입지 않는 것 또한 비거니즘에 포함되는데 어떤 화장품이나 옷을 사면 좋은지에 대한 정보도 단톡방에서 공유하고 있다.

모임을 하며 느끼는 좋은 점은
우선 채식을 하며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또한 모임이 생김으로써 채식인의 목소리를 내는데 좀 더 효과적이다. 학교에 학식 개선을 주장할 때도 개인이 요구할 때보다 이런 모임도 있고 채식인이 몇 명 있다며 요구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학식 개선 활동이 흥미롭다. 실제로 개선한 적이 있는가
아느칸에 ‘소이가스’라는 식단이 있다. 설명란에 풀 배지테리언이라고 적혀 있는걸 보았다. 풀 배지테리언이라 함은 우유나 계란까지도 들어있지 않은 식단인데 과연 진짜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 학교 측에 확인해 봤다. 막상 재료를 확인하니 소스에는 소고기가 들어가고 콩고기에는 우유와 계란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영양사분에게 소스도 케첩으로 바꾸고 풀 베지테리언이라는 표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서 이를 변경시킨 일이 있었다.

모임에서 한 인상 깊은 활동이 있는가
저번 축제 때 우리 모임 이름으로 부스를 운영한 적도 있었고 한 부원이 비거니즘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 적도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메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 중에는 채식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채식이 보편화 돼 있지 않다 보니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본국에서는 채식을 하던 외국인 중에 한국에 와서 채식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우리 모임 차원에서 그들에게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학교 내에서 채식인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비건이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나는 동물권 향상과 환경 보호 등을 위해 비거니즘을 하고 있다. 고기가 생산될 때 공장식 축산을 거치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가축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게 된다. 또한 가축들이 사육될 때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같은 열량일 때 육식을 하는 것이 채식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생산한다. 비거니즘을 함으로써 이런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크다. 또한 우리 부원 중에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분도 계신다.

채식을 하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채식이라고 하면 오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식으로 섭취할 수 없는 영양소는 없다. 비타민 B12가 채식으로 섭취할 수 없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영양소인데 이것조차도 김 따위의 몇몇 해조류를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오히려 채식을 하면 소화가 더 잘 돼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가 습관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오는 것들에도 이면에는 착취와 폭력을 수반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육식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늘 먹은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넓게는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최강록 수습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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