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기획/특집
새로운 광화문 광장, 도시·역사·자연이 만나는 곳
최강록 기자  |  rkdfhr1234@uos.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3.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서울시에서 주최한 ‘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 공모전’에서 우리대학 조경학과 김영민 교수와 ㈜CA조경기술사사무소(이하 CA조경), ㈜유신, 선인터라인건축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작품인 ‘깊은 표면(deep surface)’이 당선됐다. 이번 공모전에서 당선된 팀에게는 새롭게 조성될 광화문 광장의 설계권이 주어졌다. 당선팀에서는 우리대학 출신들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졌다. 우리대학 동문들로 이루어진 CA조경팀과 우리대학 조경학과 김영민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 왼쪽부터 CA조경팀의 이재현(조경 10)씨, 조용준(조경 99) 실장, 김수린(산디 11)씨와 조경학과 김영민 교수. 이번 당선작에서는 우리대학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유신 엔지니어링의 윤진호(조경96), 대학원생 김현정(조경대학원 18)씨 등도 참여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 광장의 설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김영민 교수(이하 김 교수): 광화문 광장은 조성 당시부터 역사 복원, 공간적 구조, 기능적 프로그램이 문제로 지적됐다. 도로의 한가운데를 광장으로 만든 특성상 육조거리나 어도와 같은 역사적인 공간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고, 도시적 맥락과는 분리된 거대한 중앙분리대로만 남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한 현재의 광화문 광장에 있는 분수, 동상, 문화시설 등은 서로 상관없이 각자의 목소리만 내며 혼란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고치기보다는 새로운 광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지난 3년간 광화문 포럼이라는 역사, 문화, 공간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모여 지속적인 논의를 했다. 그 결과로 새로운 광장에 대한 기획이 지금의 새로운 설계로 이어지게 됐다.
CA조경 조용준 실장(이하 조 실장): 기존에 광장은 대부분 건축가들에 의해서 설계돼왔다. 건물을 짓고 남은 부분이 광장이 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축가가 바라보는 광장은 조경가가 바라보는 광장과는 사뭇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본 것은 북악산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내려오는 자연이 도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였다.

현재의 광화문 광장이 가진 부족한 점을 어떻게 보완했나

김 교수: 우선 광장이라는 것은 채움의 공간임과 동시에 비움의 공간이다. 광장의 기능인 휴식 등은 ‘채움의 프로그램’이다. 휴식을 위해서는 벤치나 나무, 혹은 그늘을 제공하는 차양 등의 시설이 들어가야한이다. 반면에 이벤트는 '비움의 프로그램'이다.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야 행사도 기획할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가 일어난다. 문제는 채움과 비움의 프로그램이 모두 광장에 필요하지만 이 둘은 서로 모순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딜레마를 수직적 공간 구성으로 풀려고 했다. 지상의 광장은 완전히 비워 크고 작은 이벤트를 담으려고 했고 지하에는 문화시설, 도서관, 카페, 식당 등 다양한 시설들을 담아 일상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역사성을 어떻게 복원하는가 또한 고민이었다. 서울시에서 제시한 틀에 따르면 북쪽은 역사공간, 남쪽은 시민광장으로 나눠야 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는 좋은 답은 아니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광장이 아니라 두 개로 나눠진 광장이 된다. 오히려 두 개로 분리된 광장의 구조를 하나로 묶으면서 다시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함께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 광화문 광장 밑에 있는 토목적 지층에 주목했다. 우리는 남쪽 광장의 지상과 지하를 잇는 공간에 계단식으로 된 '시간의 정원'을 만들어 이러한 시간의 층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광화문 광장의 예상도. 북악산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멋스럽다.

   
▲ 새롭게 바뀔 광화문 광장의 패턴 디자인. 조용준 실장은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설계에서 어떻게 도시와 자연을 연결지었나

김 교수: ‘우리 도시의 상징성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고자 했다. 우리의 옛 그림에서 실마리를 발견하려고 했다. 흥미롭게도 옛 그림에서 발견한 한국은 건물과 함께 자연이 항상 함께였다. 이런 모습을 그대로 광화문 광장에 옮기고자 했다. 똑같은 종류의 나무를 일렬로 식재하는 것이 아니라 북악의 숲을 닮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식재를 했다. 저마다 나무들의 개성이 살아있는 수목원 같은 가로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광장을 조성할 때 가장 고민한 부분은

김 교수: 아마도 광장 바닥의 포장일 것이다. 광장의 표면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얼굴과 같다. 얼굴을 통해서 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고, 태도를 볼 수 있고, 심지어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광장의 표면인 포장을 결정할 때 가장 고민한 이유다. 언론을 통해서 우리의 포장에 정치색이 입혀지며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우리가 오히려 포장에서 고민하였던 부분은 정치적 측면보다는 예술적 측면이었다.
조 실장: 처음에 우리는 포장에 많은 의미를 담고자 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할수록 의미가 과해짐을 느꼈다. 육조거리는 흙으로 이루어졌던 공간이었는데 이 공간에 의미를 집어넣으려 하니 당위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의미를 빼고 네모의 틀에 동그란 형태로만 구성된 디자인을 구상하였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전통적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촛불을 떠올릴 리는 것 같다.

광화문 광장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상이 사라지는 것이 논란 거리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동상을 뺀 이유는 무엇인가

CA조경 이재현 대리(이하 이 대리): 광화문 광장의 주인공은 광화문이라고 생각했다. 두 동상 모두 광화문 광장이 찻길이었을 때 만들어진 동상이라 과도하게 높다. 따라서 광화문 광장에 와도 주인공인 광화문이 동상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동상을 이전함으로써 광화문 광장의 원래 주인을 찾아주자고 생각했다.
조 실장: 우리가 제안한 계획은 이순신 장군상은 새로 조성될 사헌부 앞쪽에 배치하고 세종대왕상은 세종공원에 배치하는 것이다. 두 공원 모두 동상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장 잘 맞는 공간이라 생각해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제안일 뿐이다. 시민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시민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번 팀에서 우리대학 졸업생들이 유독 많아 보인다. 팀은 어떻게 구성된 건가

김 교수: 처음부터 서울시립대 출신의 설계팀을 구성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회사와 그 안에서도 가장 최고의 팀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울시립대 출신들이 모이게 됐다. 이는 단적으로 조경 분야에서 서울시립대가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경 설계 분야에서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동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우리대학 조경학과가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우수한가

김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는 우리나라의 모든 조경학과 중 가장 교수진이 우수하고 다양하다. 교수진의 수가 가장 많다는 것은 세부분야의 전문성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수업도 세분화 돼있고 체계화 돼있다. 특히 설계 분야의 수업은 세계적인 대학의 교과과정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성이 돼있다.
이 대리: 실무에 계시는 분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업을 진행하는 점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학문적 공부도 중요하지만, 실전 감각을 익히는 실무가 중요하다. 실무와 학업의 밸런스가 맞게 교육을 받는 것이 좋았다.
CA조경 김수린: 서울시립대의 강점은 다른 학문과의 연계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타 대학에서는 조경학과가 농업대학교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대학의 조경학과는 도시과학대학 소속이다. 조경이라는 것이 공간을 다루는 학문인만큼 도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서울시립대에서는 건축, 교통, 토목, 원예의 벽을 낮춰 필요한 지식을 모두 배울 수 있도록 한 점이 우수한 것 같다.

글·사진_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c.kr

<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조형관 추락사고 발생… 학생 1명 중태
2
누리의 하루 일과
3
“공연예술계 노동자는 상품이 아냐”
4
누리의 ‘견생’ 이야기
5
예정된 사고, 공연예술계의 비극
6
신규 교내와이파이, 정식 개설돼
7
아트 인 시네마
8
시대 알리미
9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 파주출판도시를 거닐다
10
책으로 엮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사진기사 
학내 의제 발굴을 위한 캠퍼스 위원회 출범

학내 의제 발굴을 위한 캠퍼스 위원회 출범

지난 10일, 캠퍼스위원회 위촉식이 대학본부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30-743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미디어관 3층 대학신문사
휴대전화 : 010-2509-4012(편집국장)  |  전화 : 02-6490-2494  |  FAX : 02-6490-2492
Copyright © 2013 서울시립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