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보도時代 속 市大
시립대신문에 실린 서순탁 총장 글 전문
한승찬 기자  |  hsc703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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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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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 9. 10. 서울시립대신문 224호

無題 (무제)

서 순 탁 (도행·3)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그 속의 여인
가는 허리를
소매 닳은 저고리로 감추고
야누스적인 모습으로
그녀는 이제 돌아와
찻잔에 미소를 던지는데

PLO의장 아라파트의 고뇌
그 언저리를
뒷축 닳은 고무신으로 돌아서
조간신문의 꺠알 같은 기사로
그는 이제 돌아와
세상의 적당한 음모를 비통해 하는데

흔들리는 갈대가 제소리에 취해
가끔 자신을 잊어 버리듯이
우리도 가끔 자신을 잊어 버린다.

우리 삶의 그런 겨울날
내피는 뜨거워
한잔 술에 목을 축이고
충혈된 눈과 아픈 머리로
먼데 하늘을 본다.
먼데 하늘을 본다.

-출처: 1984. 9. 10. 서울시립대신문 224호


   
▲ 1984. 11. 12. 서울시립대신문 226호

다시 찾은 「학생의 날」에

서 순 탁 (도시행정· 3)

사색이 깊어지고 마음이 풍요로와지는 계절, 이 가을에 우리는 잊혀져 가는 우리의 날인 「학생의 날」을 다시 찾았다.

그동안에 드리운 침묵과 이날을 찾기위한 몸부림은 조용히 지는 낙엽처럼 우리의 가슴 속에 묻어 두자.

「시를 쓰는 마음으로/꽃을 꺾는 마음으로/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죽은 옛 연인을 찾는 마음으로/잊어버린 길을 다시 찾는 반가운 마음으로…」라는 김수영시인의 「기도」라는 시의 첫귀절로써 다시 맞은 「학생의 날」의 감회에 대신하고 싶다.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우리나라에 있어서 학생운동은 개화기에서부터 시작되어 3.1운동, 광주학생운동에서 꽃을 피웠고 광복후에는 자유당정권의 독재에 항거한 4.19의거를 일으켜 조국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또한 6.25때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학도병으로 출전하였고 70년대에 들어서는 민주수호와 유신철폐운동에 적극 참여하기도 하였던 바 있다.

11월 3일「학생의 날」은 1953년 제정되었다. 이는 1929년에 일어났던 광주학생들의 반일시위운동을 기념함으로써 민족의 자존심과 독립의지를 높이 기리고자 하는 의도에서 제정하였다.

그러나 이날은 지난 73년 유신정권에 의해 이유없이 폐지되어야만하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학생의 날」을 없애야 했던 유신정권의 명분이 결코 오랜 세월동안 지속되지는 않았다. 이는 역사적 의미가 담긴 뜻깊은 이날을 한 정권의 차원에서 자의적으로 폐지하였던 과오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으며, 어떤 것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준다.

「학생의 날」하면 「학생운동」이 연상되고 이것이 학생시위에 곧바로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이다. 대다수의 일간신문의 사설에서도 부활된 학생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학생들이 「학생다운 자세」를 다시한번 가다듬고 아울러 학생운동의 올바른 방향정립을 위해 진지한 자기성찰을 촉구한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훈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오늘날 대학생들의 학생시위의 모든 것을 반지성적인 폭력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데서 오는 오류라고 생각된다.

젊은이는 괴로워하고 모색하며 뜨거운 가슴을가진 세대들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열정이 밖으로는 외세의 침략이나 억압에 대적하는 힘을 낳게하고, 안으로는 불의나 비민주적인 독재를 참지아니하고 항거할수있는 힘이 되는것이다. 또한 공부에 열중케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젊은세대들에대해 기성세대들은 수수방관하며 또는 반사회적이라하여 강하게 거부하곤한다. 대학인이라면 지성과 이성의 지배를받는 지성인이라고 추켜세워놓고 그들의 행동을 제어하는것이 된다.

생각해 보건대 학생 운동은 그 본질이 자주독립운동이 됐건 불의및 독재에대한 항거였던간에 이미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왔다. 더군다나 고도로 다원화된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지식이나 이성만으로는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될수 없다. 물론 자유와 민주를위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오늘날의 많은 젊은이는 좌절을 안고 산다.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그래서 저항하는 실천적 지성인은 그에 비례하여 좌절과 고통이 수반된다. 언제까지 이런 진통이 계속될 것인가.

흔히 현대산업사회를 개방사회 혹은 열린 사회라 한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라고한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된 대다수의 학생시위는 그 방법상의 오류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의 비판적인 견해를 수용하는 기성세대나 정부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인 남학생이 한국인 여학생을 희롱한데서 비롯된 광주학생운동은 단순히 한 · 일학생들간의 감정적 대립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보는 것처럼 오늘의 젊은 세대들의 학생시위는 결코 감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학생의날을 맞이하여 저항을 수반한 창조적 지성인의 행동의 근원적 모티브를 기성세대 및 정부는 재고하여야 한다고 본다. 한나라의 미래는 학생들의 눈망울을 통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최루탄 가스로 인해 충혈된 눈과 아픈 머리에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점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무엇보다도 서로가 서로를 즉 기성세대가 젊은이를 젊은이가 기성세대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이룩되어야 한다.

소중한 학생의 날
학생시위에 대하여 최루탄이나 쏘는 경찰의 재래식 방어나 이에 맞서 벽돌을 던지는 학생의 행동은 어느것 할것없이 모두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날을 맞이하여 말없이 침묵하고 깊어가는 가을속에 다시찾은 우리의 날을 되 새기며 묵묵히 걸어가는 젊은이가 되자.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며 어떤 사회가 진정 국민을 위한 사회인가를 생각 하면서 말이다.

-출처: 1984. 11. 12. 서울시립대신문 226호


   
▲ 1986. 1. 1. 서울시립대신문 242호

풍부한 교육시설, 도약의 발판으로

서 순 탁 <도시행정학과4년>

6여년전의일이다. 운명의여신 「포투나」는 치열한 입시공방전에 쓴잔을 마신 나를 배봉뜰안으로살며시 내려놓고 사라져버렸다.

이때부터 나는 새로운 망각을 시작하였다. 어제는 비바람이 거세게 불고 춥고 외로웠던 하루였다고 치자, 그리하여 죽은 땅에서 기억과 욕망을 뒤엎고 봄비로 뿌리를 흔들어 나의 찬연한 꿈을꽃피우기로했다.

완전을 찾아 헤매던 어리석음은 한몸을 휩싸는 조락의 고요한 언어속에 묻어 버리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나만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나의 노래는 「나」 자신이며 나의 성장·발전이며, 나의 사회적인 자아실현이다. 이는 나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교수님의 가르침, 그리고 벗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어울어져 나는 합창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자신 있게 내노래를 부를수 있게 되었다. 이모두가 배봉뜰안에 맴도는 낭만과 이상에의 뜨거운 열기때문이리라.

한줄기 바람에도 흔들리던 나를 우뚝솟은 한그루의 소나무처럼 깊게 뿌리를 내리게 한 그대 「배봉뜰안」은 과연 누구인가?

천만의 인구를 헤아리는 세계적인 대도시, 88올림픽의 장, 공화국의 수도, 이같은 별칭을 지닌 서울의 동쪽 전농골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학」이다.

학교창립 이래로 많은 부침(浮沈)과 교명개칭이 있었으나 1981년에 서울시립대학이라고 교명이 확정된 후로는 명실상부한 젊고 패기있는 대학이 되었다.

14만평의 넓은 대지위에 알맞게 배치되어 각종 교육시설, 꿈과 낭만을 펼칠 수 있는 넓은 잔디밭과 편리한 휴식공간 캠퍼스의 사계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수 많은 나무와 꽃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교수진, 지난 10여년동안 적은 학생수에도 불구하고 고시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소수정예주의, 어느 사립대학보다도 높은 장학혜택, 서울시와의 유기적인 산학협동관계등 헤아릴수 없이 많은 장점도 지니고 있다.

오늘날 대학의 이상과 꿈이 그 무엇에 의해 왜곡되어졌든 간에 이는 젊은이들에게 좌절을 던져준다. 그래서 젊은 우리들은 괴로와하고 모색하며 뜨거운 가슴으로 저항을 수반한 창조적 지성인으로서 행동하기도 한다. 우리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이는 배봉뜰안의 여기저기에서 시대의 비리와 아픔을 직시할 줄 아는 정의로운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데서 알 수가 있다.

졸업정원제 실시이후 강의실의 콩나물현상, 주입식교육, 객관식평가, 학우간의 소외감형성 등으로 인해 인간교육은 물론 전문교육도 불가능하게 된 오늘의 전반적인 대학가 사정에서도 오직 한곳 「나」의 노래를 부를곳이 있다. 자신의 노래를 부를수 있고 창조적 지성인으로서의 근원적 모티브를 형성할수 있게 하는 곳은 어머니의 품과 같은 배본뜰 안이다.

그러므로 나는 믿는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무한한 잠재역량과 배봉인의 노력은 성장·발전가능성이 가장 큰 대학으로 이끌것이라고
또한 나는 말할수 있다.  「젊은이여 원대한 포부를 지녀라 그것은 수도 서울에서 그 결실은 서울시립대학에서」

-출처: 1986. 1. 1. 서울시립대신문 2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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