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말들’ 전시회가 28일에서 31일까지 서울시립대학교 중앙로에서 열렸다. 서울휴먼라이브러리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편견의 말을 표현하는 총 6개의 타이포그래피 작품이 전시됐다.

‘일상 속 편견의 말들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편견의 말들을 나열함으로써 들어봤거나 무심결에 했던 말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작품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결에 할 수 있는 편견의 말들을 표현했다. 옷에 편견의 문장을 인쇄해 스티커를 붙이며 직접 편견을 지우게 만든 ‘우리는 모두 편견을 입고 있다’와 조명과 천을 통해서 관람자의 그림자에 문장이 나타나게 한 ‘언어의 그늘’, 흰 천에 특수한 효과를 해 물총으로 물감을  뿌려도 덮어지지 않고 문장들이 더욱 부각 되게 만든 ‘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말들’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우리는 모두 편견을 입고 있다’를 제작한 안성원(산디18)씨는 “옷이라는 게 매일매일 입고 있는 것인데 편견이라는 것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 입고 있다”며 “편견의 말들이 주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는 생각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모든 작품은 우리대학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휴먼라이브러리 관계자는 “20대의 생각이 더 날카롭고 예리하다”며 “학생들에게 틀만 만들어주고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좋은 작품들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에 사용된 문장들은 모두 응모된 사연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이 실제로 들었던 말들을 전시로 사용한 것이다. 전시된 문장은 ‘저 사람 게이 같아’, ‘여자는 결혼만 잘하면 돼’ 같이 누구나 편견의 말로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장애인 친구 잘 돌봐줘요’, ‘서울 올라오려면 힘들지 않아?’처럼 일상에서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편견인지 모른 채로 넘어갈 말들도 있었다. ‘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말들’을 제작한 김성환(산디 18)씨는 작품을 만들며 인상 깊었던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응모된 문장들 중 한번 봤을 때는 이게 편견의 말인지 잘 와 닫지 않는 말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 더 듣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편견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강록 기자 rkdfhr234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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