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따릉이, 그린카. 요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동수단들이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우리는 탈것을 소유하지 않고도 언제든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빌려 잠을 자고,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돈을 불리기도 한다. 또한 배민 커넥트를 통해 남는 시간에 배달 일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10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것이었다. 10년 전 잠은 숙박업소에서, 투자는 은행에서, 배달은 가게에서 도맡아 했다. 10년 동안 갑자기 발전한 이 개념을 우리는 ‘공유경제’라 부른다. 과연 공유경제는 무엇이길래 갑작스럽게 세상에 등장했을까.

공유경제, 그 연기 같은 실체

현대적 의미의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로렌스 레식에 의해 2008년 처음으로 제시됐다. 그가 제시한 공유경제의 개념은 화폐와 상품을 주고받는 상업경제(Commercial Economy)의 반대말로써 화폐 대신 인간관계나 만족감 등이 교환의 매개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가족, 친구나 지역 공동체는 신뢰를 바탕으로 물건을 주고받는다. 레식은 공유경제에서 화폐를 대가로 주는 것은 오히려 제공자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레식의 개념만으로는 공유경제라 불리는 것들을 설명할 수 없다. 현재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이 서비스의 대가로 현금을 받고 있음에도 공유경제라고 불리고 있다. 이런 사업에서 공유경제의 개념은 레식이 주장한 의미가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상품을 남에게 빌려줌으로써 경제적인 효용을 얻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어떤 학자들은 도서관, PC방과 같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대여점들도 공유경제에 포함시킨다.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공유’하는 모든 활동이 공유경제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유경제의 개념이 초기에 정확히 정립되지 않아 다양한 이론과 정의들이 난무하게 됐다.

 
방치되던 자산을 새로운 자원으로

공유경제에서 공유되는 것은 유휴 자산이다. 즉 가끔씩만 사용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관만 하는 상태로 있는 것들을 남에게 빌려줌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공유될 수 있는 유휴 자산은 다양하다. 공구나 장난감 같은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방치되고 있는 공간이나 주차장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잠시 쉬고 있는 인력, 통장의 돈이나 정보, 재능 등이 될 수도 있다.

배민 커넥트나 쿠팡 플렉스는 인력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공유경제 비즈니스다. 이들 서비스는 일반인들이 남는 시간에 자유롭게 음식이나 택배를 배달하고 이익을 얻는다. 클라우드 펀딩은 돈을 공유해 투자함으로써 배당 이익이나 이자를 얻는다. 개인이 개인에게 직접 대출하는 P2P 대출 등이 이에 속한다. 또 리눅스나 위키백과처럼 사람들의 지식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에서 공유의 대상이 되는 자원은 가치를 추가로 뽑아낼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공유경제가 급부상한 이유

공유경제가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모바일과 인터넷이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지인이나 소규모로만 작동되던 공유경제가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잠재력을 가지게 됐다. 실제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라가는 2010년부터 공유경제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공유경제에서 상품을 빌려주는 주체는 개인이 될 수도 있고 기업 또는 정부와 같은 단체일 수도 있다. 주체가 개인이라면 기업은 인터넷을 이용해 개인과 개인이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 공유 주차장 서비스인 ‘모두의 주차장’은 개인이 남는 주차장을 플랫폼에 등록해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이전에는 연결 할 수 없었던 두 개인을 인터넷을 통해 연결함으로써 공유경제가 실현되는 것이다. 반대로 기업과 같은 단체가 유휴 자원을 운용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때도 인터넷은 플랫폼으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윙이나 그린카와 같은 공유 이동수단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동수단을 빌리고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인터넷에 의해 무인으로 신속하게 이뤄진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이런 강한 접근성과 다양한 이용 가능성은 공유경제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

공유경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다른 이유로 사회적 이익을 들 수 있다. 2008년 세계 경제 대공황 이후로 사람들은 소비를 꺼리게 됐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더 싸고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법을 찾았고 그 결과 공유경제 시장이 성장하게 됐다. 공유경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유휴 자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회 전체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유휴자산을 사용하면 낭비되던 물건이 줄어들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대학 동아리에서 도입한 공유 텀블러 ‘우리컵’(▶▶ 관련기사 바로가기 ‘도전으로 새로운 길을 여는 학생들 -그린플라워’)이 좋은 예다. 카페에서 텀블러를 빌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은 텀블러를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텀블러를 만들며 생기는 환경오염을 줄여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공유경제에는 공동체라는 개념 또한 포함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침대에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이 눕는 것을 꺼린다. 이를 ‘골드락스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때문에 공유경제에서 신뢰와 공동체 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에어비앤비는 일반 고객들에게 단순히 잠자리 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주인과의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 후기나 인적사항 적기를 장려해 에어비앤비 사용자 공동체 내에 신뢰가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공유경제와 단순 대여사업이 다른 이유도 위에서 찾을 수 있다. 렌터카와 같은 단순한 대여 업체는 인터넷 페이지가 있을지언정 인터넷으로 빌리고 즉각적으로 대여할 수 없다.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가 자동차가 있는 주차장에서 몇번의 터치만으로 자동차를 빌려 나올 수 있다. 또한 일반 숙박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대감과 가치를 에어비앤비에서는 느낄 수 있다.

공유경제의 어두운 면

공유경제가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공유경제는 그 정의가 모호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타다’와 같은 서비스는 인터넷을 이용하고, 차 한 대로 여러 명의 기사가 돌아가며 일을 한다는 등의 몇가지 사소한 공유경제 요소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자신을 공유경제 비즈니스라고 소개한다.

또한 공유경제는 상업적인 정도가 심해지면 일반적인 상업활동과 구별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에서는 호스트가 대여를 위한 집을 따로 장만해 활동을 하기도 하고 우버와 같은 카풀 서비스에서는 목적지가 같을 때 남는 자리를 공유한다는 개념이 무색하게 하루 종일 일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심하게 상업화된 공유경제는 민박집이나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유경제는 조금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관련 법규를 만들어 긍정적인 점을 장려하고, 부정적인 사례를 막아야 할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2015년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서울특별시 공유 촉진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에서는 공유 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돕고 공유를 촉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에서는 따릉이, 공구 대여소, 장난감 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공유허브’ 사이트를 통해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강록 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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