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다양한 사회·문화·경제적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우리나라에 경제적으로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올해 2분기 GDP는 -2.7%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을 받은 2009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취업시장에도 큰 타격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올해 3월에 19.5만 명, 4월에 47.6만 명, 5월에 39.2만 명, 6월에 35.2만 명 감소했다. 또한 실업률은 6월에 4.3%로 예년 6월과 비교해 역대 최대의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난이 심화됨에 따라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2021년도 최저임금을 1.5%p 오른 8720원으로 확정했다.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래 역대 최저 인상 수치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취업시장과 우리 사회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변화하는 취업시장 환경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는 우리나라 취업시장 환경 변화를 야기했다. 경제 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수입 감소는 자연스럽게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우리대학 재학생 A(27) 씨는 “확실히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구하기 쉬웠던 흔한 식당 아르바이트조차도 구하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직난은 채용 공고마다 지원하고 보는 이른바 ‘묻지마 지원자’의 증가를 증폭시켰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의 「묻지마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531개 사의 40.5%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묻지마 지원자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재학생 B(25) 씨는 “이제 묻지마 지원은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에게 기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취준생 입장에서 언제까지고 원하는 공고가 뜰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기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묻지마 지원자들을 ‘서류검토 업무 증가’, ‘면접 불참자 발생’, ‘지원자 수 증가로 채용일정 차질’, ‘합격 후 미출근’, ‘조기퇴사’ 등의 피해를 주는 요인으로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묻지마 지원자에 대해 57.6%로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무조건 탈락시킨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묻지마 지원자들을 거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돼 가던 기업 인재채용 방식의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대학 학생미래지원센터 박선영 취업역량개발팀장은 “정기 공개채용은 소요되는 비용이 크고 대규모 직원 채용과정에서 해당 직무에 필요한 직무역량 검증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특정 직무의 추가 또는 신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인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취업시장 모습이 변모하고 있다”며 “점차 채용과정에서 직무역량에 대한 세밀한 검증이 가능한 수시채용이나 인턴 연계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은 대학생 및 취준생들의 공무원시험(이하 공시) 선호도 역시 높였다. 지난달 20일 ‘잡코리아’가 대학생 및 취준생 19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준생 공시 준비 현황’에 따르면 37.4%가 ‘현재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동일 조사에서 36%가 공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던 것에 비해 5개월 사이 1.4%p 증가한 수치다. 공시 준비 중이라 밝힌 A씨는 “코로나 이전부터 공무원을 준비해왔던 나와 같은 사람에게도 결국 경쟁률이 상승한다는 의미”라며 “여타 사기업을 준비해왔던 사람들과 같이 코로나로 인해 취업이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취업난, 암울한 사회를 야기하기도

취업시장 축소로 인해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다. 지난 9월 성인남녀 548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71.6%가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4월 조사에서의 54.7%, 6월 조사에서의 69.2%의 응답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와 관련해 취준생 B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 때문에 우울하기도 하고 취업이 안 돼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준생뿐만 아니라 취업해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들 역시 취업난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건자재 및 도료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C(22) 씨는 최근 직장 상사로부터 “나이가 어리니 모든 잔업에 참여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코로나19로 재취업이 어려워져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C씨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업난이 아니었으면 더 대우가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생각을 하면 구직활동을 하던 때만큼이나 우울하다”고 말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감에 빠져있게 만든 취업난은 청년들을 주식시장으로 이끄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 주식투자 열풍이 일면서 얼어붙은 취업시장으로 절망감을 느끼던 젊은이들은 주식거래를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여기게 됐다. 우리대학 재학생 D(23) 씨는 “취업난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이면서 때에 따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주식이라 생각해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든 연령층의 신용융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특히 청년층(만 30세 미만)의 신용융자 증가율이 162.5%로 가장 높았다.

취업시장 변화에 반응하는 취준생들

박선영 취업역량개발팀장은 “코로나19로 사회상이 많이 바뀌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언택트”라며 “이미 AI 채용 프로세스를 도입한 취업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에도 AI를 활용한 자기소개서 검증에서 더 나아가 많은 채용단계에서 AI와 딥러닝을 활용한 인력 충원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취업시장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해감에 따라 취준생들의 취업준비에 대한 대책도 변화해가고 있다. 올해 대면 면접이 아닌 AI면접과 같은 언택트 면접이 새로 생기면서 취준생들이 이에 대비하기 위한 취업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의 기업 인재채용 방식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현직자 멘토링을 통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의 취업프로그램 참여자 9885명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54.8%인 5416명이 취업 트레이닝을 신청했고 37%인 3661명이 현직자 멘토링을 신청했다. 취업 트레이닝은 진학사 캐치가 운영하는 취업 프로그램으로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대비 강의 등을 제공한다. 박 취업역량개발팀장은 “이러한 취업시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취업처 취업을 위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는 길 밖에 없을 수도 있다”며 “급변하는 환경과 사회의 흐름에 조금 더 빠르게 적응하고 새롭게 등장할 다양한 채용 및 면접방식에도 익숙해지고자 노력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직활동을 보류하는 취준생들도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가 신입 구직자 1148명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구직활동 현황」에 따르면 15.2%의 신입 구직자가 ‘하반기 구직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하반기 구직을 포기한 신입 구직자의 63.8%가 ‘코로나19로 구직시장 경기가 좋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졸업을 앞둔 재학생 A씨는 “취업난에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 취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조급해하지 않고 이참에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난 극복 위해 나서는 사회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도시의 규모와 상관없이 다양한 지자체들에서 ‘비대면 온라인 채용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대면으로 구인구직을 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구직자와 기업들의 중매자 역할을 함으로써 취업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지역경제 침체로 생계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활방역·공공업무·긴급지원 등의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고용촉진 장려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업자를 고용한 기업에게 최대 6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코로나19 취업난 속에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우리대학 재학생의 경우에는 학생미래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박선영 취업역량개발팀장은 “학생미래지원센터는 다양한 취업 및 진로 선택지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입학에서 미래 취업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세밀하게 지원하는 ‘역량 및 자기주도 함양’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연중 21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취업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지난 학기 ‘코로나19로 우울한 20학번 새내기 위로상담’을 시작으로 총 15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현재는 공기업 릴레이 특강(5회)을 운영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황성진 수습기자 kikihsj@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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