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신조어로 등장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들과는 반대로 국내 주식을 대거 매수한 현상을 반외세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비유한 용어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 몇 번의 경제불황과 금융의기를 겪으면서 서민층은 경제불황을 자산증식의 기회로 인식하게 됐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자산증식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시장정보 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월 1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약 3700억 주를 매도했고 약 3739억 주를 매수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약 1870억 주를 매도하고 1883억 주를 매수한 것과 비교해 매도는 약 98.25%p, 매수는 약 98.57%p 증가한 수치다.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청년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수치가 이토록 폭증한 데는 20대 청년층의 주식 투자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 사회적인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20대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등이 주식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이 지난달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20대 청년층의 누적 증권계좌수는 약 246만 개 늘어났다. 이는 누적 증권계좌수가 약 254만 개 증가한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20대 청년층 주식투자 증가는 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우리대학 중앙동아리인 ‘증권연구회’ 회장 이진석(경영 16) 씨는 “이번 신입생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동아리 활동이 상당히 제한되고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태도로 임한다”며 “입부 신청 또한 전년도 대비 30% 가량 증가했고 퇴부율 역시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 이번 동학개미운동의 흐름을 동아리 안에서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주식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언론들은 한국의 20대 청년들이 주식 투자를 하는 원인으로 취업난과 높은 부동산 가격을 꼽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절망감을 느끼던 젊은이들은 주식거래를 불안한 미래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여기며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참고기사: 제749호 6면 「코로나발 취업난, 우리 사회를 휩쓸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올라 청년들이 월급만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지 못해 주식 투자를 대안책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연일 보도되고 있다.

두 가지 원인 이외에도 청년들은 다양한 이유로 주식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A(22) 씨는 자신이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이외의 부가수익 창출 수단 중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투기성이 짙은 비트코인이나 토토와 비교해 주식 투자는 투기성은 낮고 수익성은 높아 보였다”고 답했다. 추가로 “적은 돈이지만 그 회사의 주식을 가짐으로써 그 회사의 주인이 되었다는 만족감, 공부를 통해 투자한 돈으로 수익을 얻었을 때의 쾌감, 세계 경제 시장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는 자기만족감 역시 간접적인 투자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B(23) 씨는 “학과 특성상 교수님을 포함한 주변인들의 권유가 많았다”며 “군 전역 후 생긴 종잣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었고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재테크를 배워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우리대학 재학생인 C(23) 씨는 “처음엔 주변 지인들이 비트코인을 해서 따라하게 됐다”며 “하지만 주식의 경우 등락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비트코인에 비해 영업매출이나 신기술 등 호재가 확실히 보인다 생각했고 배당금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보여 주식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진석 회장은 “주식 투자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말하기에는 댈 수 있는 이유가 너무 많다”면서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두 가지 꼽자면 제로금리 시대의 돌입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험에 비췄을 때 20대 청년층은 공통적으로 주식 투자를 수익성이 높고 투기성이 낮은 투자재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주식 투자를 재테크를 배울 수 있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년층 주식 투자 증가의 양면성

20대 청년층의 주식 투자 증가는 다양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위험은 신용매수 혹은 대출을 통한 투자 자금 확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특히 20대 청년층의 신용융자 증가율이 162.5%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우리대학 재학생 C씨는 “주변 지인 중에 대출을 통해 주식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신용매수까지 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수익을 얻어 문제가 없었지만 만일 주식 투자에서 손해를 봤다면 막대한 빚을 떠안았을 것”이라 말했다. 상기의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20대 신용거래는 잔액 기준으로 133% 증가했고 신규 대출액도 8.2조원에 달했다.

20대 청년층의 주식 투자 증가가 위험성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발표된 논문 「대학생 투자자의 온라인주식투자행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정보획득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의 비중이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월등히 적다. 하지만 청년층의 주식에 대한 관심 증가는 청년층의 경제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여줄 수 있다. B씨는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난 후 기업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됐고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더 증가했다”고 말했다.


황성진 수습기자 kikihsj@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