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보도부장
이은정 보도부장

요즘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단어가 있다. 바로 ‘제로 웨이스트’다. 우리 신문에서도 제로 웨이스트에 관한 내용을 자주 다뤘었다. (▶참고기사: 제741호 4면 「지구와 우리를 위한 발걸음,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제746호 12면 「불가능에 도전하다, 쓰레기 없이 살아본 일주일」) 제로 웨이스트는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포장지와 배달음식 용기 등의 쓰레기의 배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년 대비 18.9% 늘었다고 한다. 이에 제로 웨이스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제로 웨이스트샵을 운영하는 사장, 친환경 재료로 생필품을 만드는 사람, 친환경 소재를 개발 중인 과학자 등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생들도 아주 간단하게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샵을 이용하거나, 친환경 재료로 만든 생필품을 소비하거나 과도한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포장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그릇을 가져가서 음식을 받는 등의 노력도 기울일 수 있다. 

기자의 친구 중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있다. 물건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을 메고 음식을 포장 받기 위해 락앤락 통을 가지고 가는 그 친구를 처음 봤을 때는 참 특이하다는 생각만 했다. 쓰레기 문제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제기돼 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쓰레기를 줄이자는 표어나 포스터 공모전에는 많이 참여해 봤지만 정작 기자의 방은 배달 포장 용기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글로벌연수로 간 해외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하지 않고 섞어서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나 같은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저 어마어마한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생각은 이 친구를 만나며 점차 변화하게 됐다. 처음 친구를 만났을 때와 지금의 나의 생각은 많이 변해있다. 그 친구가 계속해서 제기하는 쓰레기 문제와 작은 쓰레기 하나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결과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에 눈길이 가고 인터넷에 떠도는 제로 웨이스트 샵을 클릭해본다.

한 사람의 노력에 스며들진 못할망정 겨우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냐며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과거의 기자기도 했다. 그 친구는 과학자가 아니다. 창업자도 아니고 발명가도 아니다. 나와 같은 학생이다. 그 친구의 계속되는 작은 노력은 스며들어 기자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었다. 한 사람은 결코 작지 않다. 수적으로 계산하면 한 사람이 줄일 수 있는 쓰레기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으로 인해 영향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어마어마하게 큰 파도로 다가올 것이다. 그 사람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게 우리 모두 스며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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