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지구의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뜻입니다. 언뜻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좋은 소식처럼 들립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지속적으로 가속화되고 지구의 평균 지상 온도가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지구상에서 가장 광범위한 환경 문제입니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 ‘IPCC’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지상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지구 평균 지상 온도는 약 0.3~0.6℃ 정도 상승했고 최근 40년간에는 약 0.2~0.3℃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2014년 이후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난 2016년과 지난 2017년은 각각 관측 역사상 전 지구 평균 지표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와 세 번째로 높았던 해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IPCC는 5차 보고서에서 만일 온실기체 감축을 위한 노력 없이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배출되면 오는 2100년에는 전 지구 평균 지표기온이 산업혁명 전 대비 약 4~5℃ 정도 증가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지속은 기후 시스템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들을 장기적으로 변화하게 만듭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간과 생태계에 심각하고 광범위하며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한 조사기관에서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96%가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참고기사: 제746호 12면 「다가온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지속적으로 지구의 평균 지상 온도가 상승하면서 우리가 지구온난화라는 기후위기를 분명히 인식하고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현상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아시아의 지상 평균기온 증가는 지구 평균보다 큰 편인데 한반도의 지상 평균기온 증가는 동아시아의 지상 평균기온 증가보다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거나 곧 체감하게 될 지구온난화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기후의 변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모두 있는 나라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 기후로 인해 최근 우리나라의 자연 생태계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꽃이나 잎의 발아 시기가 빨라지고 사과나 참다래 등의 과실 재배지가 바뀌고 있으며 쌀과 보리 같은 작물의 생육기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산림의 경우에는 임상별 식생 면적이 변화하거나 과거에는 없었던 병충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해양에서는 포획되는 어종과 수확량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달 중순까지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다가 지난달 16일 갑작스럽게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일주일만에 여름 날씨가 겨울 날씨로 변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기후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봄과 가을은 아주 약간의 간절기만 나타나고 거의 여름과 겨울의 두 계절로 변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겨울은 점점 추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북극의 빙하를 해빙시키기 때문입니다. 북극의 빙하가 다량으로 녹아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내보낸 많은 수증기가 시베리아로 유입되면서 많은 눈을 내리게 합니다. 이 눈이 태양열의 반사도를 높여 기온을 낮추면서 생긴 찬 공기가 북서풍을 만들어내면서 우리나라에 추운 기운이 덮치게 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은 우리나라의 해수면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전국 21개 조위관측소에서 측정한 바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국내 연안의 해수면은 연평균 약 3.12㎜씩 올라 지난 2019년에는 1990년에 비해 약 9.36㎝ 상승했습니다. 해양환경공단은 온실기체 감축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오는 2100년에는 해수면이 1.1m 상승해 여의도 면적의 172.94배인 501.51㎢의 국토가 침수돼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외에도 잦은 태풍, 홍수 등이 우리가 겪게 될 지구온난화의 직·간접적인 영향입니다. 

몰디브나 투발루처럼 해발고도가 낮은 나라들은 오는 2100년이면 수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실가스의 사용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역시 언젠가 그들처럼 지구온난화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존과 국가 존속 가능 여부를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피부에 와닿을 만큼 현실로 다가온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보다 본격적으로 논의해보고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황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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