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안한 서울시 정책 제2차 ‘시대담화’

제1차 시대담화(▶관련기사: 제1차 ‘시대담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에 이어 지난 10일 미래관 대강의실에서 제2차 시대담화가 열렸다. 두 번째 시대담화에서는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를 초청했다. 

권수정 후보는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정책 자료를 꼼꼼하게 만드시고 시대담화 자리를 마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정책검증 과정이 오는 6월 1일 시장과 지방 의원 그리고 교육감까지 모든 지방선거 단위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자신의 1호 정책인 ‘해체 서울’과 ‘적정 서울’을 소개하며 “현재 시대적 과제는 불평등, 차별 그리고 기후 위기”라며 “서울의 문제 해결 지점이 결국은 대한민국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출발점에서 적정 서울을 주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 세대의 과도한 경쟁이 서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출발한다”며 “그 부분과 관련해 교육과 일자리를 지방에 핵심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청년 문제에서 중요한 화두다”고 덧붙였다.

모두발언을 마치고 학생 패널들의 시대담화 11대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이는 △일자리 △교육 △교통 △문화 △안전 △환경·동물 분야를 담고 있다. 권 후보는 시대담화 정책 제안을 듣고 약 5분간 총평을 했다. 먼저 공공 인턴 제도의 경우 “서울시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본 서울시 의회 인턴이 전문적인 역량 함양 측면에서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공공이나 사회적 역할로 가져갈지 생각하며 충분히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동대문 오랑 확대 운영 정책에 대해서는 “대학생이 많은 동대문구의 특징을 생각할 때 좋은 제안”이라며 “부지도 충분해 보이고 다른 지역에서도 모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해 “청년 취·창업 관련된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임 교원 증원에 대해 권 후보는 “한국 고등교육 문제점의 본질이라 생각해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한다”며 “정의당에서는 ‘서울대학교 10개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국·공립대 재정 지원을 늘려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알렸다. 권 후보는 마무리 발언으로 “제 이야기를 하기보다 여러분께서 준비해주신 정책 자료집을 받아 보고 실천하는 모습이 중요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총평을 마무리했다. 이후 40분간 다양한 주제에 대한 참가자의 질문에 권 후보가 답하는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당선을 위한 후보의 계획이 궁금하다

오세훈 시장과 송영길 후보의 양강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물러나야 했던 두 분과 미래와의 싸움이다. 양 후보는 과거에 머물러 있어 시민들의 삶보다는 자기들의 정치적 입지 문제나 정권 재창출만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 학생들의 목소리와 정책 제안을 듣다 보니 우리 사회는 분명히 변하고 있고 시대의 물결을 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당선을 위한 어떤 기점이 있냐고 질문하신다면 저에게 그런 것은 없다. 그보다 이렇게 소통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답답한 5년과 4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삶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정치를 만들지에 대해 이번 선택이 대단히 중요하다. 낮은 지지율이 끝까지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1호 공약 ‘서울 해체’에 대해 추가 설명을 부탁한다

서울이 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울을 해체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지방 청년들이 서울로 몰리고 있다. 서울만을 위해 서울이 과밀화된 결과가 현재의 출생률이다. 몸에 아픈 곳이 있으면 아픈 곳을 먼저 치유해야 전체가 건강할 수 있다. 몰락하는 세상을 방치하고 서울만 살겠다고 말하는 것은 국무회의까지 참석하는 서울시장으로서 책임감 없는 행위다. ‘해체 서울’은 과격해 보이지만 더 나은 삶과 경쟁력을 갖는 길이다. 

불평등을 해체하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며 함께 살기 위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수치적으로도 서울은 한계치를 넘어선 밀집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때문에 시민들의 삶의 질도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이 더 과밀화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전염병과 기후 위기 상황에서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들 것이다.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경제 수치 경쟁보다는 실질적 삶의 수준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많은 분이 재건축과 재개발을 말하는 것처럼 공급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 주택 정책은 모든 사람이 주택을 소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이 30~40년 동안 집을 매고 대출을 갚아나가는 삶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주택 소유에 대한 고민보다는 세입자 권리 강화를 주거 정책 핵심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노후 주택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공공이 매입하고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의 선회가 급하다. 

특히 기후 위기 상황에서 건축과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은데 어떻게 탄소의 양을 줄일 수 있고 기준을 맞춰갈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의 상생 측면에서 (지방에 살고 싶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 주택 소유자 중 지방 이주를 원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지방에서 주거를 지원해드리는 대신 서울 주택을 리모델링한 후 청년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공공의료와 서울시립대 공공 의과대학 설립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공공의료 현실의 민낯을 봤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인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현장 노동자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것을 기준화하고 보상할 시대에 접어들었다. 『간호법』과 『간호사 인권 조례』 개정이 계속 요구되고 있다. 

핵심적인 것은 간호사 대비 환자 수다. 외국은 간호사 1명당 환자 수가 기준화돼 있다. 우리는 이런 기준조차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담당하니 사직률과 이직률이 높다. 특히 공공병원 급여 체계나 근무 조건 자체가 일반 병원보다 열악해 인력 누수가 많이 발생하고 의사 수급도 어려운 지경에 있다. 공공병원 인력 대우 대폭 향상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자부심이 되도록 만들어줄 필요도 있다. 학교 양성에도 고민이 필요하다. 전임 시장도 서울 의과대학 신설 문제를 제안했었다. 서울시립대 의과대학 신설과 서울 의과대학을 특성화해 만드는 것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논쟁이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교육 시스템의 구축은 분명히 필요하다.


제2차 시대담화는 교내 언론사 백브리핑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시대담화를 총괄한 총학생회(이하 총학) 김인환 정책국장은 “제1차 시대담화에 비해 행사시간이 충분히 보장돼 우리와 후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공유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의 시대담화는 불발됐다. 김 정책국장은 “후보자 측이 국민의힘 대학생위원회와 후보자 캠프에서 간담회를 공동 주최할 것을 제안했다”며 “총학은 타 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와 시대담화 취지상 공동 주최는 거절했지만 후보자 캠프에서 시대담화를 진행하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후보자 측이 이 제안에 거부 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정책국장은 “오세훈 후보에게 시대담화 참석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시대담화는 특별회차로 동대문구 4개 대학(서울시립대, 경희대, 고려대, 한국외대) 총학 연합체 ‘동행’ 주최로 동대문구청장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최동민 후보와 국민의힘 이필형 후보를 초청해 오는 28일 우리대학 미래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정책국장은 “사전 투표 기간이니만큼 합동토론회가 후보자 선택에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윤상 기자 uoschoi@uos.ac.kr
취재_ 서울시립대신문 공동취재팀
사진_ 조은정 수습기자 choej81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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