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획

꿈이 없는 대학생, 현실을 진단하다

 
‘스펙’은 우리나라 청년세대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다. 이 말은 2004년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로 국립국어원 신어사전에 수록되기도 했다. 국어사전에 수록될 정도로 스펙이라는 말과 개념은 너무나 일상화 돼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일단 토익점수부터 따놓고 보자는 생각을 당연하게 한다. ‘알바’역시 우리나라 대학생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3월 6일부터 4일간 대학생 2,2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8%는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거나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44.7%는 기본적인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년세대는 스펙과 알바에 쫓기며 치열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은 얼마나 꿈을 꾸고 있을까. 서울시립대신문사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비전을 진단하고,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3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첫 번째 순서로 우리대학 학생들 402명(남자 207명, 여자 195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꿈과 비전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편집자 주-

재학생 77%, 꿈이나 비전 있어

‘현재 가지고 있는 꿈이나 비전이 있습니까’라는 묻는 문항에 77.1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문항에 대해서는 ▲1학년 72.00% ▲2학년 76.85% ▲3학년 84.72% ▲4학년 80.56%의 수치를 보였다.

꿈이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310명 중 60.65%가 직업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고 답해 우리대학 학생들의 높은 직업관심도를 보여줬다. 이어 가치관에 관련된 가치적 목표가 18.39%로 뒤를 이었으며, 세계일주와 같은 여가생활에 관련된 여가적목표가 11.61%를 차지했다. ‘물질적인 목표를 추구한다’는 응답은 7.74%였다. 꿈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중 75.25%의 응답자는 아직까지 꿈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꿈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꿈을 위한 학생들의 노력도는 ‘B’

‘현재 가지고 있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까’하는 질문에 73.42%의 학생들이 ‘예’라고 답했다. 성별에 따른 응답의 차이도 있었다. 남학생이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78.44%인 것이 반해, 여학생은 67.79%에 그쳐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남성이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상희(국어국문 10)씨는 “남학생들은 군대에 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그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꿈을 위해 더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데 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차례대로 62.73, 66.28%, 80.00%, 96.67의 순서였다.

꿈을 위해 노력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자신의 노력도를 A+부터 F까지 학점으로 평가하는 문항에는 ▲A+ 4.45%, ▲A 12.56% ▲B+ 31.17% ▲B 32.79% ▲C+ 10.93% ▲C 4.05% ▲D+ 2.02% ▲D 0.40% ▲F 1.21%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 점수의 평균은 3.17으로, B학점 정도의 수준을 보였다. 가지고 있는 꿈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꿈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36.5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32.17%)는 응답과 준비할 방법을 몰라 노력을 안했다는 응답(25.22%), 경제적 이유(4.35%), 기타(1.74%)가 뒤를 이었다.

대학생활 꿈과 연계성 높아

‘현재 대학생활이 자신의 꿈이나 비전에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의 문항에서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이 80.60%로 수치가 매우 높았다. 그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 대학교육을 꼽는 응답자가 54.97%로 가장 많았다. 인맥(19.87%)을 꼽는 응답자도 많았다. 그 외에 대외활동(10.60%), 동아리활동(7.28%), 강연회/멘토링(5.96%)을 고른 응답자도 있었다. 꿈을 이루는 데 대학생활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자신의 꿈이 대학생활과 관련이 없기 때문(47.78%)을 가장 많이 이유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37.78%가 대학교육에 대한 불만을 꼽았다. 강연회와 멘토링의 부족을 고른 반응은 14.44%였다.

꿈을 이루는 데 대학의 역할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는 ‘틀에 박힌 공부가 아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여러가지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폭 넓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멘토링을 제공해야한다’와 ‘꿈을 찾아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반응이 있었다.

전공과목과 자신의 꿈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61.94%가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여성이 65.64%, 남성이 58.45%로 여성이 조금 더 높았다. 부정적 반응을 보인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전공과목을 수능성적에 맞춰 결정했기 때문을 고른 응답자들이 42.4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처음 전공을 선택했을 때와 실제 학문을 접한 뒤의 괴리를 꼽는 응답자가 37.67% 였다. 현실적인 전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11.64%), 주변의 권고로 전공을 선택했기 때문에(6.85%), 그 외(1.37%)라는 응답도 소수 있었다.

박성주 기자 ruze@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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