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에 부는 통섭의 바람

국사학과 김종섭 교수

도시역사경관학은 도시공간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균형 있게 사고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공이다. 이 전공에는 국사학과·도시행정학과·도시사회학과·도시공학과·조경학과·공간정보학과 총 6개 학과가 참여한다. 도시역사경관학을 통해 이 전공의 이수자들은 도시경관 조성에서 역사성과 장소성을 환기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도시역사경관학 전공의 지도교수인 국사학과 김종섭 교수와 인터뷰했다. 

도시역사경관학에서 배우는 일부 기술들을 소개해달라
‘역사지도’라는 것을 아는가. 한 예로 조선왕조와 관련된 내용을 역사지도로 구현해 낼 수도 있다. 경복궁에서 세종과 관련된 정보를 누르면 궁내에 세종이 돌아다닌 길들이 나오고, 고종을 선택하면 고종이 즐겨 찾은 경로가 나타난다. 또한 서울시 역사, 서울시의 현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통해 지도로 구현할 수도 있다.

문·이과 계열의 전공이 모두 포함돼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문·이과 교육이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문과생들은 공학적인 접근에서 멀어져있고, 이과생들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에 소홀하다. 양쪽으로부터의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문·이과 학생들이 각각 다른 계열을 넘나들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도시역사경관학은 도시공학과 조경학 등 이과 속성의 과목도 포함돼있다. 문과생들이 이과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기초지식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문과생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최대한 줄였다. 도시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구글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GIS를 접해봤을 것이다. 국사학과에서는 콘텐츠와 관련된 지식을 제공하고, 이과에서는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데 필요한 과목들을 제공한다.
다음해에는 ‘도시역사와 GIS’라는 과목이 개설된다. 이 과목을 통해 문과생들이 공대적 지식을 배우기 위한 기본적인 기술체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머릿속에 있는 인문학적 추상성을 공학적, 미학적 구체성으로 드러내기 위한 과목이다. GIS 기술을 이용해 지도 위에 문화·역사·사람들의 위치 등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어떠한 분야와 관련이 있나
명확히 정해진 분야나 진로는 없다. 도시역사경관학은 도시를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주력하는 과목이다. 국사학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다 유연하게 배워 도시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와 관련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지적 배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

학생들의 의견수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시행이 된 후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은 것은 없다. 현재 공식적으로 통섭전공 학생들을 면담하기 위한 행정 시스템이 없는 상태이다. 통섭전공의 취지와 목표에 대한 설명은 간담회에서 사전에 이뤄졌으나, 시행 이후에는 학생들의 직접적인 의견 수렴 기회가 없었다.

과목 설계시 고려한 점이 있나
인문학적 추상성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얕은 추상성을 어떻게 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을까. 그 고민에 주안해서 도시역사경관학을 설계하고 꾸려나갔다. GIS라는 기술적인 측면의 과목을 전담하게 된 것이 도시역사경관학을 주관한 국사학과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섭전공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중점에 두고 학업 설계를 하길 바란다. 본인이 원하는 수업들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통섭전공은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학업의 중심에는 학생 본인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정리_ 박소정 기자 cheers7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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