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백(국사 90) 전 총학생회장
우리대학도 소위 ‘운동권’이라 불리는 청년들이 이끌어나가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의 김종백(국사 90) 전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취업과 스펙 쌓기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대학생 및 학생복지에 골몰하는 총학생회에 전하는 그의 연륜 담긴 조언을 들어봤다.

그를 인터뷰한 이유는 20년 전 신문기사에 적혔던 그의 옥중 생활이 눈에 띄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김종백 전 총학생회장은 한총련 산하 기관의 조국통일위원장이었고 ‘남북관계 긴장 완화’ 등을 주제로 활동했다. 그 일환으로 우리대학 전산통계학과, 수학과, 국사학과 등 몇 개 학과와 함께 개성에 위치한 송도사범대학의 역사학과와 편지 교류를 한 적도 있다. 평양의 학생들과 함께 축구경기를 추진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러한 활동 등은 국가보안법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무시무시한 죄명이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40일간 길고 긴 밤샘 취조를 받았다. 20대의 청년이 왜 그토록 힘든 길을 자청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과거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당연히 학생들은 사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김종백 전 총학생회장은 말했다. 이어 “학생들만큼 건강하고 때 묻지 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에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강조가 뒤따랐다.

그는 오늘날 학생회에 정곡을 찌르는 일침을 가했다. 핵심은 “요즘 학생회는 학생들의 문제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종백 전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취업문제나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학생회의 선결 과제다. 그 조건을 만족해야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학생회가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 학생들이 힘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분명 학생회는 정치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학생회는 구심점 역할을 못 하고 있어 정치활동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학생회가 정치활동을 못 하는 것이 대학생을 취업에 골몰하도록 만든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학생회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꼭 정답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이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지금과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학생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김종백 전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구보다 더 선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학생회는 시대적 변화에 자꾸 뒤따라가고만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학생회가 교수나 선배, 동문에게 정말 진지하게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물어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도 말해줬다.

김종백 전 총학생회장은 “기업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도 100년이 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시대적 흐름에 빨리 대처한 기업만이 살아남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을 마쳤다.


글·사진_이철규 기자 279@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