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열린 교학협의회에서는 공간배정 요청이 주 쟁점이었다. 학생회실이 없는 학부의 불만과 연습할 공간이 없는 소모임, 동아리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공간배정을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해결되고 있지않다. 서울시립대신문이 지난 2일부터 5일간 우리대학 학생 2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립대 캠퍼스 공간부족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89%의 학생들이 ‘우리대학의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우리대학 공간이 왜 부족한지를 알아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심층보도를 마련했다.               


학생들, "공간 재분배로 해결해야"


학생 과반수, “부지 부족이 원인”

우리대학 학생들이 생각하는 공간 부족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절대적인 부지 부족’이다. 서울시립대신문이 우리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대적인 부지 부족을 원인으로 꼽은 학생 수는 109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53%에 달했다.
대학들이 가진 공간 규모는 교사시설확보율*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우리대학의 교사시설확보율은 133.8%로 법적 기준을 충족한다. 그러나 법적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됐다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연덕원 연구원은 “교사시설확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이 대학 내 시설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학생들이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권 4년제 38개 대학(교육대학·산업대학·사이버대학 등 특수대학 제외, 제2캠퍼스 등 분교 제외)들의 평균 교사시설확보율은 137.4%이다. 우리대학은 평균치보다 약간 낮은 교사시설확보율을 보였다. 한편 서울대(278%), 연세대(220.9%)와 같은 대학들은 200%를 넘는 교사시설확보율을 보이고 있다.

 
 

공간 낭비도 원인
 
이어서 제기된 공간 부족의 원인은 ‘놀리는 공간(유휴 공간)의 존재’(26%)였다. 설문조사에서 많은 학생들이 현재 활용되고 있지 않은 공간들을 적어냈다. 실제로 법학관 4층 강사대기실, 제2공학관 B120 등은 현재 방치돼 있다. 학생들은 공간 부족을 느끼지만 정작 학교 내에서는 쓰이지 않는 공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공간조정분과위원회를 운영하는 기획처 정은주 주무관은 “현재 쓰이지 않는 공간들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 공간들 대부분은 앞으로 생길 교원 충원을 대비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건물 증축 어려워 공간 재분배 필요

학생들은 이러한 공간들을 재분배해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우리대학 현실을 고려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답변은 ‘놀리는 공간(유휴 공간) 재분배’(34%, 117명)이었다. ‘건물 증축’(30%, 103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건물 증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B(경제 12)씨는 “남는 공간들이 있더라도 학생들이 원하는 용도에 맞게 분배되지는 않을 것 같다. 또한 공간 재분배는 결국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건물 증축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예산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정은주 주무관은 “우리대학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건물 증축도 고려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캠퍼스 내 공간 재분배에 대해서는 “조만간 대대적인 공간 전수조사를 시행하여 유휴 공간들을 세세히 파악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  교사시설확보율은 대학이 확보해야하는 기본 교육요건의 하나로 대학설립·운영규정에 의해 명시돼있다. 교사시설확보율이 100인 경우 기준면적만큼의 시설면적을 확보한 것을 의미
*  교사시설확보율=[(기본시설+지원시설+연구시설)/기준면적] X100
*  기준면적=계열별 학생 1인당 교사기준면적X계열별 학생 정원

유예지 수습기자 yy0237@uos.ac.kr
교사시설확보율 출처_ 대학알리미(2013년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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