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LINC, BK 21+ 사업 탈락… 특성화만 3억
구조개혁 경쟁에서 졌다. 국공립 대학은 빠른 구조개혁 불가능


2014년 우리대학 외부재정지원사업의 결과가 처참하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산업(이하 LINC사업)과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산업(이하 ACE사업), BK 21+사업에서 사업단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아 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이하 특성화사업)에선 단 하나의 사업단만이 선정돼 3억을 수혜받았다(물리학과의 ‘창조인재 양성을 위한 계산물리 고등교육 특성화 사업단’). 사업 선정과 관련해 가산점을 받고자 4%의 정원감축 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과를 얻어 학교 당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우수 사례에 선정됐음에도 탈락한 ACE사업

우리대학은 2010년 1기 ACE사업에 선정돼 4년간 지원을 받았다. 2014년도부터 시작하는 2기 사업에 재진입해 지속적으로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선 4년간 꾸준히 이뤄진 중간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대학은 ACE사업 재진입에 실패했다. 우리대학 ACE사업은 3년차인 2012년도에 ‘자체 인증 시스템 구축을 통한 학부 교육 혁신’ 항목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우수 사례로 선정된 바가 있기에 충격이 더 컸다. 탈락요인은 1년차, 4년차 연차평가(성과, 예산 집행 등)에 있었다. 우리대학은 이 두 개 년도 연차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정성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ACE사업뿐만 아니라 특성화사업, LINC사업, BK 21+사업 등에서도 중요한 요소인 정성평가는 사실상 학사 구조 개혁(학과 통폐합)을 얼마나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게 해냈는가를 묻는 것이다. 교무처 최은경 주무관은 “ACE사업을 통해 교육부가 원하는 것은 구조조정 등 대학의 체질개선”이라고 말했다. 국·공립대학이라는 우리대학의 특성이 정성평가에 있어서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우리대학은 다른 사립대학과는 달리 대학 마음대로 학사 구조를 급격하게 개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승인을 거처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이수일(기계정보공학과 교수) 기획부처장은 “절차의 복잡성 때문에 지난 10년간 눈에 띄는 구조개혁이나 구조조정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단기간 내에 합의가 안 되기 때문에 교육부가 원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BK 21+, 신진교수와 국제논문의 부족 탓

대학원을 대상으로 하는 BK 21+사업의 탈락에는 우리대학에 연구력이 강한 신진교수들이 부족하다는 점과 국제논문의 수가 적다는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학의 연구력 향상을 위한 방안 중 하나는 신임 교수 임용이다. 그런데 우리대학은 서울시에서 교수 임용에 대한 인가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다른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연구 실적이 좋은 교수의 추천이 들어오면 바로 임용을 하는 반면 우리대학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황은성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은 “주위에서 믿을 만한 교수라고 추천이 와도 우리는 놓쳐버리기 일쑤다. 현재 신진교수들의 연구 수준은 매우 높고 연구영역도 방대하다. 그들을 뽑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로 국제논문이 부족한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대학의 대학원 중 일반대학원만이 논문을 쓰며 특수대학원, 전문대학원은 그렇지 않다. 우리대학 대학원생의 비중은 일반대학원이 40%이고 특수·전문대학원이 60%로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이 부족한 상황이다. 황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은 “교수들이 논문을 쓰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을 쓰지 않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꼴”이라고 했다. 특수·전문대학원이 더 우대받는 이유는 서울시에 대한 연구가 특수·전문대학원에서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공무원들이 특수·전문대학원에 많이 등록한다. 그러나 그들이 논문을 쓰는 것은 아니기에 실질적으로 BK 21+사업에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LINC사업, 그동안 무관심으로 준비부족

LINC사업의 경우 우리대학이 탈락을 불평할 상황은 아니다. LINC사업은 중소기업과 MOU(업무협약)를 많이 체결하고 대학 주변지역의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맺는 대학에게 지원금을 주는 사업이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그동안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황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은 “학생들이 기업으로 현장실습을 갈 때도 중소기업에는 굳이 갈 필요가 있냐는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교수들도 이를 딱히 지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주로 교류를 해야 하는 LINC사업은 우리대학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관심 밖의’ 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창조경제를 내세움에 따라 중소기업과 연계한 사업에 우리대학도 보조를 맞춰야 했다. 황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은 “중소기업과 연계해 창조산업을 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소기업과 연계한 사업이 별로 없어 유의미한 성과 지표들이 없었다. 또한 준비시간이 짧았던 점, 인프라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점도 LINC사업 탈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특성화사업, ‘패널들의 영향이 컸다’ 도과대 사업도 뚜렷했던 건 아냐

특성화사업의 경우에는 각 대학들이 제출한 사업을 심사하는 패널들의 구성이 우리대학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우리대학은 도시과학 쪽 분야에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에 도시과학 관련 특성화사업을 주력으로 제출했다. 도시행정학과(외 4개 학과)가 준비한 ‘미래 도시과학의 창조인재 양성 사업단’, 기계정보공학과(외 3개 학과)가 준비한 ‘지속가능 스마트 도시구현을 위한 기초공학인재 양성 사업단’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패널들이 도시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들로 구성돼 있어 우리대학이 준비한 사업들이 선정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또한 정량 지표로 반영되는 지난 특성화 사업(05~08년도)의 성과가 그리 크지 못했던 것도 사업 탈락의 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수일(기계정보공학과 교수) 기획부처장은 “지난 특성화사업에서는 도시과학대학이 지원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성과가 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글_ 서현준 기자 ggseossiwkd@uos.ac.kr
그림_ 오자연 ohjy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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